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인수에서 발 빼
“인수 포기 아냐…환경 조성되면 다시 추진”

수협은행이  있는  수협중앙회 건물
수협은행이  있는  수협중앙회 건물

 sh수협은행(행장 강신숙)이 자회사 인수 작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은 이자수익에 의존해 온 은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웰컴캐피털 인수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수협은행은 최근 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어 사실상 인수에서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협은행의 인수 포기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인수 협상에서의 이견, 인수로 인한 자산 건전성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캐피털사의 경우 부동산PF 대출이 많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다. 게다가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 있어 자회사 인수가 시너지 효과보다 오히려 수협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수협은행은 앞으로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자본 건전성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말 BIS 자기자본 비율은 14.38%다. 이는 규제 수준(10.5%)보다 높지만 시중은행보다 다소 낮다. 때문에 수협은행이 자회사 인수를 추진할 경우 정부는 유동성 리스크 방지를 위해 자회사 인수 전 먼저 자산건전성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라는 얘기를 할 수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회사 인수를 밀어붙이는 것은 수협은행으로선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수협은행 관계자는 24일 “여러 가지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인수 작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 자회사 인수 협상이 결렬됐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수협은행은 앞으로 여건이나 환경이 조성되면 인수 작업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금감원 등 감독·유관기관 등도 이자수익에만 의존하는 수협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 인수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성은 수협은행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만큼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다시 인수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인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 금융시장 환경 때문에 인수를 잠시 멈춘 것이라는 얘기다.

수협은행 1인 주주인 수협중앙회가 지난해 3월 수협은행 M&A 등을 위한 명목으로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어 수협은행의 자회사 인수 작업은 금융환경이 개선되는 대로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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