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주 편집국장

공식 석상서 발언 수산을 먼저 챙기고 비중도 많이 두고
수산인들 그의 행보에 관심 집중…“항상 처음과 같이”
“장관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사람이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고 싶다는 장관을 
수산계가 어떻게 맞아야 할지, 
또 그에게 어떤 에너지를 줘야 할지 진지한 고민 필요”

 

 “어린 시절의 저는, 해녀였던 어머니의 등 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느끼며 자라왔습니다. 바다를 동경하고 바다에 대해 더 깊이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다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지금까지 평생의 업(業)으로 삼아 왔습니다. 이런 제가 오늘 ‘해양수산 정책’을 총괄하는 해수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감회가 매우 새롭습니다” 

 구랍 29일 강도형 해양수산부장관의 취임사 첫마디다. 이런 강도형 해양수산부장관 행보에 수산인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취임사 분량의 절반 가까이를 그는 어업인 어촌 수산업 수산물 등 수산에 할애했다. 그간 수산인들은 장관이 취임하면 마음은 없지만 립서비스로 수산을 얘기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관성의 법칙에 따라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다. 

 

 하지만 그의 이런 발언은 신년사에서도, 또 올해 해양수산인 신년인사회에서도 이어졌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특히 지난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해양수산인 신년인사회에서 그의 발언은 압권이었다. 수산인들만 있는 자리도 아닌데 그는 거침없이 어촌 어업으로 시작해 한참 동안 수산을 얘기했다. ‘해녀의 아들’이란 생각이 물씬 들게 하는 발언이었다.

 그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인사회가 끝나자 수협중앙회를 방문했다. 그가 취임 후 첫 기관, 단체 방문지로 수협중앙회를 택한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날인 5일 지방 첫 방문지로 부산공동어시장을 찾았고 그는 여기서 수산 관계자들을 만났다. 현장에서 현안을 듣고 그들의 얘기에 공감하며 귀를 기울였다. 며칠 사이 수산이 해양수산부 중심 업무가 된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9일 취임 후 일주일 만에 변화다. 

 그가 취임사, 신년사, 신년인사회 축사 등 장관의 공식적인 언어로 내놓은 말들은 모두 ‘어업 어촌 수산’이란 레일 위를 달렸다. 오랫동안 해양수산부를 출입한 기자도 이런 모습은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장관이  구랍 29일 취임식에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장관이  구랍 29일 취임식에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그는 해양수산부의 중점 정책으로 먼저 어업인, 어촌·도서 주민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도 장관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사람이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 자랐던 어촌은 풍요롭고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 어촌은 계속 움츠러 들고 있다. 나는 어촌, 섬, 그리고 바다와 접한 연안 지역을 풍요롭고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수산물 안전, 생산, 어촌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발언은 마치 해양수산부가 아니라 ‘수산부장관’을 보는 듯 했다. 신년인사회, 수협중앙회, 해양수산부 직원들 모두가 같은 생각일 지 모르지만... 어쨌든 수산인들은 이런 그의 행보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고 있다. 대부분 장관들이 처음엔 수산 쪽에 힘을 실을 것처럼 하다가 결국 해운 쪽으로 돌아서는 것을 본 수산인들은 이번만은 장관의 마음이 오래 수산에 머물기를 마음으로 빌면서다. 

 문제는 수산인들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장관의 마음이 다른 쪽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그의 마음을 잡아 두는 것은 전적으로 수산인들 몫이기 때문이다. 물론 장관이 수산 쪽 업무만을 챙길 순 없다. 하지만 장관이 과거처럼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막을수 있을 것이다. ‘해녀의 아들’로 태어나 장관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사람이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고 싶다는 장관을 우리 수산계가 어떻게 맞아야 할지, 또 그에게 어떤 에너지를 줘야 할지 수산게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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