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주인공 노인이 
몇 달째 물고기를 잡지 못한다는 배경이 
지금의 우리 수산업 상황을 떠올리게 해”

코로나-19에 이어 찾아온 日 오염수 방류 같은 
거센 파도로 지난 몇 년간 정말 힘든 시기 보내

매섭고 추운 겨울에도 봄은 오고 새싹은 다시 돋아나며
떨어진 낙엽은 양분이 돼 이듬 해 풍년이 깃들게 한다
세계 1위 품목인 '김' 이을 제2의 수출 스타 품목 발굴해야

           최용석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최용석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말입니다. 소설 속 노인은 몇 달 동안이나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낙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상 믿고 지지해주는 조수의 응원에 힘입어 큰 청새치와 마주하게 되고 결국 며칠 밤을 씨름하여 큰 청새치를 잡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상어들에게 그 청새치를 이내 빼앗기게 되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고기를 잡으러 갈 결심을 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 노인이 몇 달째 물고기를 잡지 못한다는 배경이 지금의 우리 수산업의 상황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 주인공은 물고기가 잡히지 않을 때도, 청새치를 상어에게 빼앗겼을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치 큰 포용력을 지닌 바다가 비와 같은 외파에 흔들리지 않는 것과 같이 거친 시련에 맞서 싸우며 끊임없이 도전합니다.

 우리 수산업도 코로나-19에 연이어 찾아온 日 오염수 방류와 같은 거센 파도들로 지난 몇 년간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련에 잘 맞서 왔습니다. 매섭고 추운 겨울에도 봄은 오고 새싹은 다시 돋아납니다. 떨어진 낙엽은 양분이 되어 이듬해 풍년이 깃들게 합니다. 우리가 힘든 겨울의 시간을 보낸 만큼 봄이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산업에 다가올 봄이 풍성한 계절이 되도록 우리는 수산업과 그 터전인 어촌에서 변화를 준비합니다. 어촌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여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안정된 소득과 탄탄한 경영기반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며, 수산업의 체질을 개선하여 도약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어촌에서, 안정된 소득과 경영기반을 토대로 수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수산·어촌 정책을 준비합니다. 

 어촌  살고 싶은 곳으로

 매스컴에서는 연일 지방소멸을 말합니다. 우리의 어촌 역시 급격한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떠나고 청년들이 찾지 않는 이유 중에는 정주 여건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촌의 공간을 살고 싶은 곳으로 개선하고, 젊은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조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촌에서 자리를 지켜주고 계신 고령의 어업인들께서도 편히 지낼 수 있는 복지여건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지난해 65개 어촌을 시작으로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촌의 인프라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반 개선, 생활편의 및 교통편의 증진 등 어촌 전반에 걸쳐 삶의 질을 높여 나갈 것입니다.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을 통해 앞으로 총 3조 원을 투자하여 어촌 300개소의 변화를 꾀할 계획입니다.

 

 또한, 청년층의 어촌 진입이 활성화되도록 청년어촌정착지원금을 확대하고, 빈집 리모델링 및 귀어인의 집 제공 등 정주 여건 마련을 위한 사업을 지속하겠습니다. 또한, 주택구매 및 창업을 위한 융자 지원을 강화해 갈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귀어귀촌종합센터를 운영하여 귀어귀촌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검토하여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환류 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어업의 높은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청년 어선 임대사업을 확대하고 양식장 임대사업도 새롭게 시작하여 젊은 청년층을 유입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진입장벽 등을 완화하여 신규 가입자를 많이 증가시킨 우수어촌계에 시설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어촌의 개방성을 높여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어촌특화활성화지원, 어촌관광홍보 및 어촌체험마을육성 등을 통해 어촌의 능동적인 변화를 유도하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 갈 것입니다. 이러한 사업은 어업이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어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의료복지 여건의 개선을 위해 여성어업인들께서 잘 걸리는 질병 중심으로 특화건강검진을 더욱 활성화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건강보험료 및 연금보험료를 지원하고, 사고나 질병 등으로 어업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어가의 대체 일손을 지원하는 등 어업인 고령화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도 확대할 것입니다.

 소득 안정화와 경영여건 개선

 어렵게 어촌으로 돌아온 분들이 계속해서 어촌에 머무를 수 있고, 수산업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소득 및 경영 안정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우리 수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기후변화로 인한 수산물 생산량 감소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득 불안정성 해소, 경영안정 지원 그리고 외부 환경에 따른 피해 발생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보험과 같은 정책적 안정망 확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소규모어가와 어선원 직불제를 연 12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확대하여 소득 안정기반을 마련하고, 수산정책자금의 규모를 확대하는 등 금융지원을 통한 경영 여건도 개선할 것입니다.

 또한, 역대 최대규모인 2천억원 규모의 비축사업 예산을 마련하여 대중성 어종을 수매하고 적기 방출하여 수산물 수급과 물가안정을 도모하겠습니다.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수산물 상생할인지원을 통해 마트나 시장 등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할인행사를 대대적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입니다.

 국제사회의 여건 변화에 따라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경영 안정성을 유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으로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가격 하락의 피해를 입은 품목에 대해 가격 하락의 일정 부분을 지원함으로써 촘촘한 안전망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TAC 중심으로 어업관리체계를 개편하되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완화하여 현장의 불편은 줄여갈 것입니다. 또한, 감척을 더욱 확대하여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자원관리를 해나갈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경영에 위기를 맞는 어업인을 위한 안전장치로써 양식보험, 어선원·어업인 안전보험 등 정책보험 지원을 확대하면서, 긴급경영안정자금도 전년 대비 5배 이상 확대한 1,000억원 규모로 마련하였습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수산업의 도약

 지금의 우리 수산업은 노동집약적이고 힘든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노동환경도 낙후되어 있습니다. 또한, 원물 중심의 생산방식으로 인해 부가가치 역시 낮은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의 노동력 중심의 생산방식에서 자동화 스마트화로 전환하고, 소비자들께서 선호하는 수산식품개발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양식업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친환경양식 지원사업 등을 통해 스마트화와 친환경화를 추진합니다. 또한, 전략품종을 선정하여 종자·생산·유통·가공·소비·수출 등 산업 全주기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어선어업은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연근해어선의 대체건조 자금융자와 원양어선 안전펀드를 활용하여 고선령 어선을 안전복지형으로 현대화하겠습니다. 또한, 조업에 필요한 각종 자동화 어업설비와 안전설비의 보급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대체해조육 소재개발 등 대체·배양 수산식품을 개발하고 수산식품 클러스터와 스마트 수산가공종합단지를 조성하여 고부가가치 수산식품산업 육성 기반을 탄탄히 하겠습니다. 내수 중심의 영세한 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성장시키고, 국제 박람회 및 무역상담회 등을 통해 실제 수산물 수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세계 1위 품목인 김을 이은 제2의 수출스타 품목의 발굴과 육성에도 지속 투자하겠습니다.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김’ 수출이 역대 최초로 7억 불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았습니다. 모든 수산가족 여러분들과 저희 해양수산부가 힘을 합쳐 노력한 증거일 것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앞으로도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수산인들께서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또 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갑진년입니다. 지금까지 보다 더 값진 성과를 얻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에도 수산인 여러분 모두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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