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기후변화 앞으로 전 세계 어업 생산성 크게 감소 시킬 것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생화학적 변화 수산생물에도 많은 영향 줄 듯
2050년까지 전체 어종 과다어획과 ·기후변화로 60% 감소 위험 경고

지속가능한 수산업·안정적 공급 위해 기후변화 적응·대응이 관건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위기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동력 될 것
수과원, 다양한 기후변화 대응 양식품종 및 양식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진행

오징어, 도루묵, 대구 등 어획량 큰 폭 감소…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
상어, 맹독성 파란선문어, 큰 바다뱀 등 아열대성 위해 해양생물 출현 증가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2023년은 기후변화 관련한 다양한 국내외 이슈가 쏟아졌던 한 해이다. 우선 2023년은 근대기상관측이 시작된 약 170여 년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다. 통계가 완성된 11월까지 전 지구 기온은 1850~1900년 대비 1.46℃ 상승해, 지금까지 가장 높은 기온을 보인 2016년에 비해 무려 0.13℃나 높은 수준이다. 12월 전 지구 기온의 통계가 잡히면 일부 수치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모든 국가가 모여 전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한 약속이 불과 10여 년 만에 이룰 수 없는 목표로 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2023년 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에서 발간한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언급한 1985~1900년 대비 2011~2020년의 평균 기온이 1.1℃ 상승했다는 보고가 무색하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 지구가 온난화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급격한 온난화는 폭염, 가뭄, 한파, 홍수 등 다양한 기후재난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아랍에미리트에서 개최된 제28차 당사국 총회(COP 28)에서는 처음으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과 개도국 및 도서국가에 대한 손실과 보상의 기금 공여 부분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각 국가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원하는 결과 도출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2015년 파리협정에서 논의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2030년까지 국가별 탄소배출 저감 목표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가를 점검한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의 결과가 보고됐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을 확인해 향후 전 지구적 온실가스 저감이 실제로 이루어질까에 대한 걱정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우리나라 바다의 기후변화 영향

 2023년은 우리나라 바다도 큰 변화를 겪었다. 우리나라 바다는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지속해서 평년에 비하여 높은 수온을 보였으며, 특히 3월, 6월, 8~9월 등은 인공위성으로 우리나라 바다의 수온 관측 정보가 축적된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온을 보였다. 이와 같은 이례적인 고수온 경향에 따라 2017년 이상수온 특보 발령 기준이 마련된 이후 가장 늦게 시기까지 고수온 특보가 유지되게 되었고, 장기간 이어진 고수온 현상으로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고수온 양식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오징어, 도루묵, 대구 등 다양한 어종의 어획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기후변화가 하나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자연재해로 인해  양식 중인  많은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다. 사진은  고수온으로 죽은 양식 고기들.
자연재해로 인해  양식 중인  많은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다. 사진은  고수온으로 죽은 양식 고기들.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 해역의 장기 해양관측을 196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관측 결과로부터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은 전 세계 평균 표층수온 상승 경향에 대비해 약 2.5배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과거 우리나라 표층수온의 상승이 겨울철을 중심으로 상승한 것과는 달리 2000년대 후반 이후 여름철의 수온 상승이 겨울철의 수온 상승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변화되는 것을 파악했다. 표층과 100m 수층간의 수온차가 점점 벌어지는 성층 강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저층의 풍부한 영양염이 표층으로 공급되는 것을 저해하고 있음도 확인했다. 표층 영양염 농도 감소는 기초생산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생화학적 변화 경향은 해양 먹이사슬의 최상위단계인 수산생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그 밖에도 동해안을 중심으로 상어 출몰 신고가 급증했으며, 맹독성 파란선문어, 큰 바다뱀 등 다양한 아열대성 위해 해양생물의 출현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산물 안전과 큰 관련이 있는 마비성 패류독소의 최초 검출일이 과거 3~4월에서 최근에는 1~2월로 발생 시기가 큰 폭으로 당겨졌으며, 여름철 수온상승에 따른 해조류의 입식 시기 역시 과거에 비해 늦추어지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전 지구 및 우리나라 수산업의 위기

 2020년의 세계식량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10~12%가 생계를 어선어업 및 양식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약 33억명의 지구 인구가 1인당 평균 동물성 단백질 섭취의 20% 이상을 수산물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인당 평균 동물성 단백질 섭취의 약 35% 이상을 수산물에 의존하고 있어 더욱 수산물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처럼 수산물은 전 지구적으로 그리고 우리나라를 보면 더욱 식량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식량 자원이며, 향후 축산물의 온실가스 배출 우려에 따라 그 중요성이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2022년에 발표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생물학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은 어획 수준에 이른 어족 자원의 비율이 1970대 중반의 10% 수준에서 2010년대 후반에는 34.2%까지 증가했으며, 다양한 해역에서 남획 및 기타 사회경제적 요인과 함께 기후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향후 전 세계 어업 생산성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전 세계 평균 해양동물의 생체량은 5~17%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온 1℃ 상승 시마다 해양동물의 생체량은 평균 5%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어업생산성 변화는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2050년까지 최대 어업 수익 잠재력은 2000년 대비 약 10.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여 전 지구적으로 어획량 및 어업수익 모두 큰 폭의 감소가 우려된다. 

 최근 우리나라 수산업은 팬데믹 이후 이어지고 있는 수산물의 소비 부진, 어촌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노령화 등 사회적 요소와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상업성 어종의 어획량 감소, 이상고수온 및 이상저수온 등 다양한 극한환경에 따른 양식생물의 폐사 증가 등 다양한 자연적 요소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안정적인 식량자원인 수산물의 공급을 위해서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하는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새해 수산업의 기후변화 대응 중요성

 2023년의 전 지구적인 이례적 온난화 및 이상기후가 2024년에도 다시 이어질까는 아직까지 확실히 알 수 없다.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로 발생한 엘니뇨 현상이 내년 봄쯤에는 정상상태로 돌아오면서 전 지구상의 이상기후가 줄어들 것이라는 희망에도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 주변의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은 주로 급격한 북극온난화 영향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이상적인 세력 확장 및 지속 등 중위도 및 고위도에서 발생한 다양한 온난화의 영향이 더욱 크게 작용했다. 특히 우리나라 해역의 해양온난화 속도는 전 지구 평균에 비해 2~3배 이상 높으며, 이로 인한 국지적인 이상기후 현상 발생도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급격한 해양온난화와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은 전 지구적으로도 우리 해역에서도 다양한 해양생태계와 수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23년 동해를 중심으로 일부 어종의 어획량 급감, 남해안을 중심으로 여름철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 등으로 인해 수산업의 기반이 매우 힘든 상황에서 2024년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더욱 증가한다면 또 다른 수산업의 위험 요소가 될 것이다. 

 IPCC 보고서에서는 2050년까지 과다어획과 기후변화로 인해 전체 어종의 60%가 높은 위험도에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과다어획은 수산자원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비기후적 요소로 지적하고 있다. 수산업의 생산성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업현장에서의 과다어획을 포함한 다양한 수산자원 관리에 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대목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능력의 고도화를 통해 이에 대응한 다양한 기후변화 대응 양식품종 및 양식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한 효과적인 수산자원 관리를 위한 대응 연구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해양수산부에서도 수산부문의 기후변화 대응 계획 수립 등 다양한 기후변화 적응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새해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업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어업, 정책, 연구 현장의 응집된 노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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