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박신철 前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우리 어업 생산자 단체인 수협중앙회는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또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수산회는 지금 무얼하는지..."

 일본원전 오염수를 투기한 바다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바다는 진화학적으로 모든 생명의 진원지이자 지구에서 육지보다 생물다양성이 훨씬 높은 곳이다. 손쉽게 말해 우리가 이용하는 수산생물(물고기)의 산란 생육장이고 해양생물의 거주지이자 인류의 공동우물이다. 여기에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다. 이것은 어느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공동우물에다 수백년 없어지지 않을 독극물을 기준이하라며 계속 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 현재 우리지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각종 자연재해가 급증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의 대응과 현실은 어떤가?

 우리에게 가장 민감한 영토문제인 ‘동해’(東海)를 “일본해”로 부른다는 미국, 일본의 발표에도 정부나 당사자인 국방부는 물론이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 기본이념인 보수우익 언론매체에서조차 모른 체 입을 다물고 있다.

 일본 원전오염수 투기로 인해 바다생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데도 우리어업의 생산자단체인 ‘수협중앙회’는 현장어업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고사하고 앵무새처럼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한국수산경영인연합회'는 한발 더 나아가 정부나 국민의힘 행사나 쫓아다니고, 또한 한국수산업의 대표단체인 '한국수산회'는 일본의 전어련(全漁聯)처럼 어민 피해예방을 위해 정부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본연의 일임에도 아예 일언반구도 없으니, 도대체 이 무슨 현상이란 말인가? 

 이제 우리는 역사 앞에서 무엇을 해야하나?

 사르트르는 “당신은 개인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어떤 권력에도, 어떤 신(God)에게도 굴복할 수 없는 인간의 책임을 강조한 말이다. 

 단테의 ‘신곡’을 응용해 존F, 케네디는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순간에 중립을 지킨 자들에게 예약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이 시대 최악의 태도는 ‘내가 뭘 어떻게 바꿀수 있겠어!’하고 포기하는 무관심이다. 무관심은 참여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도전, 역사를 바꾸는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만드는 독버섯과 같은 것이다. 오염수 해양 방류,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진정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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