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철 前국립수산물 품질관리원장
“바다를 육지로 옮기는” 근본적인 프레임 전환 있어야 
현 정부 안전홍보 중심 접근방식으로는 ‘백약이 무효’

바다의 잡는 어업서 육상의 “양식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 재편해야
‘회’중심 소비 행태서 수산단백질 전체 공급하는 다양한 소비 행태로

 

 

박신철 前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박신철 前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우선 후쿠시마 원전오염수가 방류될 경우를 대비, 우리나라 수산업에 미칠 현실적인 영향을 해당국인 일본의 사례로 분석 예측해 보자.

 최근 일본 농림수산성이 발표한 ‘식용어패류와 육류의 소비량’ 분석표(2019 수산백서)에 의하면 (‘97)육류 27, 수산물 38 ⇒(2011) 육류, 수산물 약 30 ⇒ (2018) 육류 33.5, 수산물 23(kg/연간)으로 급락하는 수산물 소비를 육류가 대체하고 있고, 일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도 (’97)38 ⇒ (2018) 23kg으로 급격히 하락한 사실에서 수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실제 일본 원전오염수가 방류된다면 수산물 소비를 하지 않겠다는 국민이 70~9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어 그 영향이 가히 수산업의 존립자체를 위협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는 전통적 먹거리 산업인 수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생산과 유통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우선 생산현장인 바다 자체가 방사능으로 오염됐을 염려 때문에 소비를 기피하는 것이고, 유통측면에서는 건강해야 할 가족의 식단에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이 올라올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인 것이다,

 독자들도 아시다시피 바다를 대상으로 하는 수산업은 바다자체의 불확실성 때문에 예측가능한 경영이 어려운 환경인데, 여기다가 인위적인 위협요소인 원전방류가 설상가상으로 산업자체를 위협하고 있어 보다 근본적으로 산업의 구조개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게 됐다. 

 위에서 살펴본 생산 및 유통차원의 소비자의 극단적인 심리위축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마디로 “바다를 육지로 옮기는” 근본적인 프레임 전환이 있어야 한다. 현 정부의 안전홍보 중심의 접근방식으로는 백약이 무효하다. 

 따라서 일본 원전오염수가 섞였을 바다와 격리된 “육상”에서 물고기를 생산하는, 즉 바다의 잡는 어업에서 육상의 “양식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그 동안 미래산업으로서 양식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일정수준의 한계에 머물렀던 것은 현재 생산되는 양식어류가 대개 “회”소비 중심의 시장으로 정체되어 소위 생산량이 10만톤이 넘어서면 가격폭락이 발생하는 내부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따라서 양식산업이 잡는 어업을 대체하려면 “회”중심의 소비행태에서 수산단백질 전체를 공급하는 국민들의 다양한 소비행태(구이, 조림 등)를 충족시켜야 한다.

 전체 수산단백질 공급차원에서 주요 대중성 어종(넙치, 우럭, 도미, 장어, 새우 등)의 육상양식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회”중심의 소비패턴이외의 다양한 소비욕구에 부응하도록 다양한 식문화 개발에도 적극 응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양식이 불가능한 전통적인 기본 식재료(멸치, 젓새우, 오징어, 꽃게 등) 품목은 시장진입 전에 철저한 전수검사로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양면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산업구조의 단계별(Value chain) 육성전략을 살펴보자.

 양식산업은 사육수→ 종묘→중간육성→양성→사료 및 질병관리 등의 단계별 구조를 가지는데, 단계에 따라 국가와 민간의 역할이 달라지게 된다.

 ☞ 먼저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오염수가 섞인 바다와 격리된 생산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육수(Breeding water)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제주 광어양식 등의 유수식(流水式) 양식은 24시간 내내 연안의 바닷물을 유입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고비용과 정화처리의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바닷물과 격리시키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한번 정화해서 만든 사육수를 계속 회전 사용하는 진정한 “순환여과식”양식방법이 하루속히 정착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방사능과 같은 해양오염을 근본적으로 정화하기 위한 “사육수 처리기준”을 현실에 맞게 제정하고 이에 필요한 정책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종묘단계는 사실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례로 새우양식을 위한 어린새끼(치하)를 종묘장에서 구입하는데 구입한 어린물고기가 태생적으로 병을 갖고 있어 어느날 갑자기 대량폐사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병인 어미가 낳은 무병새끼를 얻기 위해서 양식어가에서는 매년 무병어미 새우를 비싼 가격에 미국에서 수입해야 한다.  

 농업에서 우량종묘를 대개 국가에서 관리해 우량씨앗을 저렴하게 공급해 주듯이, 양식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병친어 보존관리, 우량종묘 보급 등은 국가기관에서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셋째, 중간육성은 본격적으로 키우기 전에 치어의 생존율을 높이고, 양성기간 단축차원에서 중요하다. 오늘날 전복산업이 수조원의 시장규모로 성장한 것도 바다에서의 생육기간을 단축시킨 중간 육성장의 역할이 있듯이 주요 어종별 중간 육성장의 성장 지원도 중요한 것이다.

 바다의 반도체와 같은 개체굴(Oyster) 산업이 정착하지 못한 것 또한 개체굴의 중간육성이 잘 안됐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

 ☞넷째, 이제 본격적인 생산단계인 양성이다. 이 분야는 현정부에서 추진하는 스마트양식단지사업으로 크게 지원하고 있는데, 문제는 지역별 선정어종이 “연어”에 몰리고 있어 대중성 어종에 의한 수산단백질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양식방법도 진정한 순환여과식으로 바다와 격리하고, 비용 또한 절감시켜야 한다. 대중성 어종에 의한 단백질 공급을 위해서는 생산물이나 양식장에 대한 친환경 인증(ASC 등)이나 품질인증 분야를 강화하여 지원하고, 다양한 소비패턴에 맞춰 맞춤형 생산이나 출하이후 소비문화에도 신경 써야 할 일이다.

 ☞다섯째, 친환경 사료의 안정적인 공급 또한 중요하다. 아시는 바와 같이 양어용 사료의 주원료는 어분(魚粉)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의 주된 원료인 엔쵸비(Anchovy)의 풍흉에 따라 가격이 등락하는 불확실성이 있고 자원관리 측면에서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최근 어분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곤충사육에 의한 양질의 단백질을 얻는 것인데, 노르웨이 연어양식의 경우는 이미 곤충단백질로 상당부분 대체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여러 제도적인 문제로 곤충단백질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안정적인 어분단백질 공급을 위해서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할 일이다.

 ☞ 마지막으로 질병관리는 현재 양식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철저한 어종별, 단계별 질병관리 프로그램 구축으로 소비자들의 위생이나 항생제 오남용의 걱정을 생산 전체단계에서부터 관리해야 한다. 

 그동안 미래학자들이 말한 양식산업의 가능성, “회”문화 중심의 국내 양식산업의 한계를 이번 일본 원전오염수 문제를 계기로, 진정한 수산단백질의 공급원으로, 나아가 고부가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산업구조 단계별 역할이나 경쟁력을 강화해 제2의 성장기를 만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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