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박신철 전국립수산물풀질 관리원장

어류 방사능 검사대상 어종을 전체 어종 확대하는 것은 현실과 거리 있어
해수부 연구결과물 중 방사능 검사 컨베이어 방식 연속 검사장비 있다는데...

수산물 소비 위축 대안 뭔가... 극단적 소리심리 위축 타개할 현실적 대책 내놓아야

박신철 前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박신철 前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요즘 세상의 최대이슈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과 바다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일 것이다.

 나는 평생 공직에 물고기에 대한 정책을 한 사람으로써 오염수 방류 자체의 당위보다는 방류에 따른 국민들의 수산물 소비위축 심리가 가장 걱정되는 사람이다. 대게 방류찬성논자들의 기본적인 논거는 원자력국제기구인 IAEA에 의한 과학적인 처리방법 검증과 방류되더라도 해류의 방향이 동(東)일본 해역에서 태평양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거의 영향이 없거나 오더라도 가장 나중에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도 단편적인 생각이다. 

 왜냐면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전지구적인 온난화에 따라 상승되는 해수온도가 해류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데, 특히나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주는 소위 “쿠로시오 해류”(kuroshio Current, 黑潮)는 필리핀 연안에서 시작되어 일본연안으로 흐르는 이 지역이 전세계에서 해수온도 상승이 가장 급격하고, 이에 따라 쿠로시오 해류의 본류는 약해지는 반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황해난류나 동안난류가 강해지고 있어 전통적인 쿠로시오 해류의 흐름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그 영향이 어디로 미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더구나 일본 동안에서 태평양 방향으로 흐른다는 가정은 통상 바람에 의한 해류인 표층류의 방향이고, 아시는 바와 같이 해류는 표층류 이외에도 수온과 염분에 의해 수평이 아닌 수직적인 흐름인 밀도류(또는 심층해류), 경사류 등 여러 흐름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일방향 만이 아니고 수평 수직적으로 혼합되는 특징이 있다. 어찌되었든 바다는 바람이나 밀도에 의해 모두 동시에 혼합되게 되어있고, 특히 후쿠시마는 바로 태평양에 접해 있기 때문에 방류 즉시 더욱 빠르게 순환되고 확산되기 때문에 공동체인 지구생태계에 존재하는 모든 해양생명들을 위해서는 가능하면 해양방류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일본이나 원자력기구의 주장대로 과학적으로 처리하여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더욱더 해양방류하지 말고 육상에서 처리하면 모든 논란이 종식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바다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주장이고, 정작 중요한 기준은 그 바다의 진정한 주인인 물고기의 입장인 것이다. 과거에 필자가 물고기의 입장에서 쾌적한 서식환경을 위해 바다속의 쓰레기인 '해양폐기물 정화사업'을 시작했듯이 한마디로 ”물고기에게 물어봤냐고요?“. 후쿠시마 앞 바다의 물고기가 해류나 수온 그리고 먹이에 따라 언제 어디로 이동하는지 조사하고 연구해서 그 결과에 따라 국민의 먹거리에 미치는 영향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대개 물고기는 해류의 흐름에 맞서 이동하는 경향이 있음을 참고해야 한다.

 수산인의 한 사람으로써 정작 중요한 것은 원전오염수의 방류로 인해 수산물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고, 이는 보는바와 같이 가공 소비 유통에 이어 어업현장에서 잡는 어업 자체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고 이는 수산업 전체가 근본적인 존폐위기에 몰린다는 것이다. 최근의 천일염(天日鹽) 사재기로 인한 가격폭등과 품귀현상은 닥쳐올 위기의 바로미터인 것이다.

 우리의 수산당국자들은 위에서 논한 해양방류의 당위여부를 떠나, 당장 눈앞에 닥친 소비자들의 극단적인 소리심리 위축을 타개할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 당국에서는 '해수 중의 방사능 검사 등 해양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수산물 소리심리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최근 육상에서 어류에 대한 방사능 검사대상을 일부 품목에서 전(全) 어종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또한 현실과 거리가 있다. 왜냐 현재의 방사능 검사방법으로는 단일어종 검사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전체 어종을 대상으로 하면 결국 검사주기가 수일 또는 수주일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그 사이 방사능의 시장유입 차단을 위한 대책이 없는 것이다. 

 그러면 소비심리를 회복시킬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최소한 전국의 수산물 위판장이나 대도시의 공영도매시장에서 상장 위판되는 물량 전체에 대한 방사능 오염여부를 검사하고, 방사능 안전이 확인된 물고기만 시장에 유통시키는 것이다. 아마 혹자는 이론은 그런데 현실적으로 전수 검사가 될 것인지 부정적일 것이다. 다행히도 저저가 알기로는 해양수산부의 연구결과물 중에 방사능 검사를 컨베이어 방식으로 연속 검사하는데 박스단위(20kg)로 소요시간이 20여초 만에 오염여부를 확인하는 장비가 있다고 들었다. 현실적용 여부를 검증하여 확인된다면 현장에 적용해볼 만하다.

 우리어민과 수산업을 걱정하는 당국에서는 원전오염수 방류에 대한 논쟁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어민과 수산업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소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난국을 돌파해야 된다고 본다.

 괜스레 최근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아무것도 못하고 손 놓고 있는 사이에 까닥 수산업 위기를 방관하는 실기를 범할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바다는 도전하는 자에게 열려있듯이 역사이래로 난국에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는 기회자체가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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