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수산식품 산업, 어떻게 변할까/이동림 KMI연구원

“블루푸드 기존 수산업 외연 확대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할 수 있을 것”
환경파괴 최소화 등 지속가능한 글로벌 식품 공급시스템 구축에도 기여
해면양식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축산업 대비 5%로 친환경 산업

이동림 KMI 전문연구원
이동림 KMI 전문연구원

 우리는 다양한 식품군에서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섭취하면서 생명 활동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건강한 식단은 우리의 하루를 힘차게 보낼 수 있게 도와주고 있으며, 건강한 생활을 위한 발판이 되어주고 있다.

 인류는 수산물을 육류와 함께 주요 동물성 단백질원으로 섭취해 왔으며, 수 만년 동안 수산물을 포획·섭취해 왔다.  고고학적 증거로는 약 4만 5천년 전부터 인류가 어업을 했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으나, 아마 그전 오래부터 안정적인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수산물을 선택했을 것이다. 

 지금도 수산물은 우리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 중 약 16% ~17%를 제공해주고 있다. 또한 단백질 외 필수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 아연, 비타민 D 등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과 무기질의 좋은 공급원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식품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문화권에서도 수산물은 인기 있는 식품군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최근 수산물이 ‘블루푸드(Bluefood)’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 블루푸드는 ‘씨푸드(Seafood)’와 다르게 바다와 내수면에서 양식되거나 어획된 수산물(해조류 포함)로 만든 모든 식품을 통칭하면서 그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또한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가 ’블루푸드‘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기아 종식, 지속가능한 글로벌 식품 공급시스템 구축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 국내외적으로 블루푸드가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로서의 가치가 집중 조명되었다.  

 블루푸드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 동물성 단백질원으로써 축산업 등 타 식품군과 비교하였을 때, 생산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적다.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자원 활용으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등 지속가능한 글로벌 식품 공급시스템 구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해면양식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축산업 대비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네이처지에 실린 주요 연구 결과 중 오메가-3, 비타민 A 및 B12, 칼슘, 요오드, 철분, 아연 등 주요 영양성분이 높은 식품들을 분석한 결과, 여러 블루푸드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육류는 하위권에 머무는 결과를 나타내면서, 블루푸드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더 나아가, 2030년까지 전세계 블루푸드 생산량을 8% 증가시키면 약 1억 6,600만 명의 영양소 결핍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외 유엔영양기구(UN Nutrition), 잇랜싯위원회(The EAT-Lancet commission), 미국소아학회 등에서도 블루푸드에 함유된 오메가3, 비타민, 칼슘, 아연, 철분 등 풍부한 영양소가 인류의 건강한 삶에 미치는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블루푸드의 영양학적 가치와 우수성을 세계 다양한 곳에서 인정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노쇠 개선, 심혈관 건강 증진 등을 위한 블루푸드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술적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화여대에서는 21년, 22년 각각 수행한 “수산 단백질 기반 고령친화형 노쇠개선 수산물 소비 구성안 개발 연구”, ‘수산물 소비패턴과 심혈관건강 상관관계 분석 연구’ 등을 통해 한국인 수산물 섭취와 노쇠, 심혈관 건강 등 상관관계를 분석해,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연구들은 오늘날 새로운(혹은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이 대두되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인한 인구 고령화, 성인병 및 대사증후군 증가 등으로 식품을 소비할 때 신체와 정신 모두 건강한 상태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떠오르게 됐다. 이로 인해 건강관리 및 질병 예방에 대한 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여,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맞춤형 식이 설계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소비자 건강 특성에 맞는 개별화된 맞춤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개인의 생물학적 차이, 식생활 패턴, 목표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과학적 방법으로 맞춤형 식단 제공을 가능하게 하고, 식품의 영양학적 기능 고도화로 단순 영양소 섭취의 개념을 넘어 질병 예방·치료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한 시대로 접어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블루푸드의 개념이 단순 ‘식품’을 넘어 ‘건강한 삶의 열쇠’가 되도록 우리나라에서도 블루푸드의 영양학적 가치 증명과 기능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기초연구 지원이 돼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제적으로 활동하면서 네이처지에 중요한 연구결과를 게재한 Blue Food Assessment을 비롯해, Aquatic Blue Food Coalition, Blue Food Partnership 등 다양한 블루푸드 관련 다자연구협의회에 우리나라 정부 및 관련 연구기관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더욱 강화된 연구기반 및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여전히 소비자들은 블루푸드를 구매할 때, 신선도, 안전성, 맛(풍미), 가격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 반해 블루푸드가 가지고 있는 강점인 영양·건강에 관한 요인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는 블루푸드의 영양·건강에 관한 효과에 대해 소비자들의 인지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수산물 소비 상위국가인 노르웨이, 일본, 유럽 등에서는 블루푸드를 ‘건강한 식단’(healthy diet) 구성에 포함시키면서 지중해 식단, 오키나와 식단, 노르딕 식단 등 국제적으로 알려지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세계 1위 수산물 소비국답게 블루푸드로 구성된 대표 식단을 설계하며,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유지시켜 줌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블루푸드의 영양학적 가치를 떠올렸을 때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가 필요하다. 

 이외 다각적인 정책 접근을 통해 식품산업에서 블루푸드가 지닌 메디푸드·케어푸드로서의 가치를 확인하여 미래 소비층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기존 수산업의 외연을 확대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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