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 특별기고 / 문해남(한국해양재단 이사장, 김앤장 고문)

 ‘아직 가슴이 떨릴 때 새로운 일을 시작해 보고 싶다는 문국장님의 말을 들었을 때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20년 전에 쓴 수산신문 창간 기념사의 첫 문장이다. 창간 기념사의 제목은 ‘꿈과 희망을 주는 신문이 되었으면’이었고. 주요 내용은 어업인들에게 풍요와 희망을 주는 신문이길 바라고 어업인들의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채찍질 역할을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벌써 20년이 지나 성년(요즘 성년은 19세이지만)을 맞았다. 그 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잘 발전해 온 것을 축하하고, 앞으로 또 20년, 그 이상을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하며 큰 도약을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고언(苦言)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자체 발굴 기사를 늘려야 한다. 아쉽게도 지금의 수산신문은 두 세 기사를 제외하고는 다양한 보도자료를 취합해 놓은 인상이다. 종합선물세트 같다. 그러다 보니 어떤 경우에는 논점이 없고 산만하며 지향하고자 하는 바가 안 보인다. 수요자가 원하는 다양한 기사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기자도 늘리고 현장취재도 확대하면서 지면도 늘려야 한다. 한편으로는 외부 필진을 발굴해야 한다. 수산신문을 보면서, 아니 수산계를 보면서 늘 갖는 아쉬움이다. 수산의 다양한 현안이나 이슈에 대해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 수산의 발전을 위해 이런 전문가들을 키워야 하고 수신신문도 외부 필진에게 자리를 적극 제공해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수요자가 원하는 기사들이 많아야 할 일이다. 지금은 공급자 위주처럼 보여서 하는 고언이다.

 둘째는 광고주를 폭 넓게 확보해야 한다. 수산신문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8면을 발행할 때 광고가 두어 개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결국 구독료로 운영을 하고 있고 다양한 취재를 하기 힘든 여건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광고주를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다시 한 번 주 독자가 누구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또 누구여야 하는지를 곱씹어 보아야 한다. 연근해 어업인, 양식 어업인, 유통가공 종사자 그리고 수협 등 수산업 종사자 등이 주 독자일 터인데 이들을 대상으로 광고하고 싶은 산업이나 분야가 없을까? 각종 선용품과 어획장비 업체, 양식 산업에 필요한 사료와 부품 업체, 유통가공에 필요한 장비 업체 등 매우 다양한 산업이 수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수산신문 등 전문지에 광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 얘기는 수산신문이 독자층이 많고 필요한 정보를 주고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수산신문 뿐 아니라 수산계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해운분야 전문지 하나는 주 16면을 발행하는데 매 면에 광고가 있다. 종사자 수와 산업체 수가 훨씬 더 많은 수산의 현 주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며 수산계의 분발을 촉구한다. 

 셋째는 저변을 다양화하고 공평하게 해야 한다. 수산신문 기사를 보면서 종종 드는 아쉬움은 지역 치움침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을 언급할 것은 아니지만 유독 특정지역 기사가 많다. 광역은 물론이고 같은 기초자치단체의 기사가 두세 개씩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인에 치우친 기사도 많다. 어느 호의 경우, 심할 때에는 한 면에 동일인의 사진이나 기사가 서너 개씩 있을 때도 가끔 있다. 해당 지역이나 인물이 열심히 활동해서 그렇겠지만 언론은 안배도 해야 한다. 기사거리가 없으면 일침을 줘서 발굴해야 한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참여하면 뭔가 이득이 된다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대한민국 전체에 걸친 기사들, 양식, 원양, 유통, 소비 등 소외받는 분야가 없는 수산 기사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다시 돌아가면 독자가 누구인지, 누구여야 하는지 돌아 볼 일이다. 지금 드는 생각은 아쉽게도 주요 인사 중심의 기사가 많다는 것이다. 해수부 장차관, 각 기관장, 국회의원들의 활동 관련 기사들이다. 물론 그들의 활동이 중요하고 수산과 관련이 있으니까 기사를 낼 터이지만 정말 수산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그리고 정말 수산인들이 아파하고 가려워하는 곳이 어딘지, 거기를 밖으로 드러내 주고 긁어주는 기사를 늘릴 일이다. 다시 한 번 창간 20년을 축하하고 어업인들에게 더 큰 풍요와 희망을 주는 새로운 도약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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