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 앤 키즈(Fish & Kids), 영국의 학교급식을 바꿔라
'Fish & Kids' 영국이 자랑하는 전통요리
건강한 학교 급식·먹거리 아닌 영국이 지향하는 가치가 있다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가 누구지? 아마도 음식이나 요리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이름은 들어 보았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지닌 요리사이다. 요즘 대세인 먹방의 선두 주자중 한사람이었다. 올리버는 영국의 요리연구가이자 쉐프(chef)이자 기업 경영자이다. 우리나라의 백(종원) 쉐프 비슷하다고 할까? 

 영국대사관에 근무하던 2005년경 어느 날 지역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학교에서 주는 팜플렛을 가져왔는데 제목이 fish & kids였다. 당시 막 떠오르던 요리연구가이자 건강 식단 홍보대사를 자임하던 올리버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서 급식을 담당하는 조리사들과 대화도 하면서 급식을 개선하는 행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영국도 다른 나라의 학교급식과 비슷하게 인스턴트 음식을 데우거나 간단하게 조리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학교급식의 모습이었다.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아이들 입맛에 이 학교급식은 먹기는 좋았겠지만 건강에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음을 다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알지만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고 개선을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여기에 올리버가 용감하게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다. 항상 크던 작던 무슨 문제를 개선을 하려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저항도 있기 마련이고 힘들다. 당시로서는 젊은 나이인 (75년생이다) 30살의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으니 대단하기도 하다. 당시 이미 그는 잘생긴 외모의 훈남 스타일로 BBC등 영국에서는 떠오르는 신세대 쉐프이기도 했다, 또 다른 유명 쉐프로 우리나라 방송에도 여러 번 출연한 바 있는 10년 정도 연상의 영국인 고든 램지(Gordon Ramsay)와 비교되기도 한다. 영국이 자랑하는 고유음식을 고르라면 대부분이 피시 앤 칩스(fish & chips)라고 할 것이다. 혹자는 영국이 세계 음식문화에 기여한 것은 fish & chips 밖에 없다고 영국음식을 혹평하기도 한다. 그만큼 영국은 음식에 있어서는 이웃인 프랑스나 이태리, 스페인등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내세울 만한 것이 없기는 하다. 제대로 된 와인도 없고 맥주도 시원찮고 위스키만 좋다. 그러나 실제 북해에서 잡은 흰살 생선인 신선한 대구로 만든 이 피시 앤 칩스는 우리 입맛에도 아주 잘 맞는다.

 Fish & Chips 아니고 Fish & Kids

 그런데 올리버가 학교급식을 건강에도 좋으면서 영양 면에서도 균형 잡히고 방금 요리한 따듯한 급식으로 바꾸자고 주장하면서 들고 나온 캠페인의 하나가 바로 ‘fish & kids’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영국의 피시 앤 칩스는 대서양에서 많이 잡히는 흰 살 생선인 대구나 대구 사촌인 햇덕(haddock)의 살을 기름에 튀긴 후에 감자칩과 함께 잘 으깬 완두콩소스와 더불어 먹는 영국이 자랑(?)하는 영국의 전통요리이다. 바로 이 요리에서 따온 캠페인 명칭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지 건강한 학교 급식이나 먹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닌 영국이 지향하는 가치가 들어있다. 해양국가인 영국에서도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이 바다에 대한 인식이 이전 같지 않기에 걱정을 하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바다에 대한 인식도 제고하고 또 학교급식을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생선요리를 매개로 하여 바다에 대한 교육과 체험을 늘리는 기회를 어린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제공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일거양득의 신의 한수였다. 학교급식은 건강한 식단으로 바뀌어 갔고 당연히 학생들의 바다교육도 더불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학교에서 단지 수산물을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생산되는 바다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고 왜 해양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해야 하는지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자연스레 알게 하였던 것이다. 생활속 교육이 무엇인지 영국이 보여주고 있다.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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