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앵커란 말 바로 배의 닻 anchor와 같은 의미
배가 일정한 곳에서 표류하지 않도록 중심 잡듯
앵커는 작게는 닻의 역할 크게는 선장의 역할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우리는 뉴스와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새로운 소식에 어떤 것이 바르고 그른지 모르는 채 귀와 눈으로 주서 담기 바쁩니다. 이럴 때 잘 정리된 올바른 소식을 전달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 까요. 사실 우리 주위에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바로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anchor들 입니다. 이전에는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을 아나운서나 캐스터라 불렀던 것이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어느 순간에선가 부터 앵커란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아나운서는 말 그대로 소식을 전달해주는 사람이고 캐스터도 유사한 의미라고 보여집니다. 아나운서는 뉴스를 이끌고 자기의 의견과 견해를 표명하는 적극적인 역할 보다는 뉴스원고를 정학한 발음과 좋은 목소리로 시청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했지요. 그렇다고 이분들의 역할이 과소평가되어서는 안되겠지만...

 프로그램이 표류하지 않게 하라, 앵커
 그런데 최근에는 뉴스 진행자 뿐 아니라 시사프로그램이나 연예 프로그램의 진행자도 앵커라고 불립니다. 저는 지난 7월초 우연히 SBS골프 채널의 고교동창 최강전이라는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하는 이 혜지 프로 골퍼 겸 앵커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혜지 프로에게 앵커의 유래를 이야기 해주었더니 아주 흥미있어 하더군요. 이처럼 요즘에는 라디오나 TV의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앵커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요. 이 앵커란 말은 바로 배의 닻 anchor와 같은 의미이니 말입니다. 우슨 일이 있었기에 바다에 있어야 하는 배의 닻이 tv로 올라 왔을까요? 왜 일까요? 바로 닻의 역할 때문입니다. 바다에서 배의 닻은 잘 아시는 것처럼 배가 일정한 곳에서 표류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요. 바로 뉴스나 프로그램의 앵커도 뉴스나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거나 논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출연자를 잘 지원하거나 가끔 예상치 못한 엉뚱한 경우가 생기면 재빨리 수습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앵커의 경쟁력은 바로 그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됩니다. 앵커는 바로 뉴스나 프로그램이라는 선박이 방송이라는 항해를 하면서 목적지 항구인 방송 마무리까지 사고 없이 당초 취지대로 잘 항해하도록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바로 앵커는 작게는 닻의 역할이지만 크게는 선장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뉴스 앵커란 말은 1960년대 이후 미국방송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배에서 선장이 중요하듯이 프로그램 앵커는 그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우리 주위에도 이러한 유능한 앵커들을 찾아 볼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 선장중에서도 해적선 선장이 있었듯이 개인 인기만을 좇아가는 엉터리 같은 앵커가 없지는 않지요.

 배의 닻이 중심을 잡아주듯, 혼란하고 어지러운 세상의 이슈들 속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방향을 잘 제시해주는 진정한 세상의 닻 역할을 해주는 명 선장, 명 앵커를 기대해 봅니다.
일상속에 만나는 바다는 끝이 없습니다.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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