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12월 입하량 11월보다 39% 증가
평균경매가 1만 6,325원... 작년보다 65% 비싸져
시장 내 점포 평일 3~4마리, 주말 10마리 판매해

방어

 ‘겨울방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겨울철이 진미인 방어가 이번 겨울에도 인기몰이 중이다. 노량진수산시장을 비롯한 수산 도매시장 소매 점포마다 방어가 누워있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방어는 11월 말에서 2월 사이 대표 으뜸 횟감이다. 이 시기 산란을 앞두고 살이 단단해지고 지방이 많아져 부드럽기 때문이다. 기생충 우려도 적다. 국민 횟감 광어도 이때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방어가 인기를 끌며 해마다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 2013년 처음 1만 톤을 넘기 시작해 2015년을 빼고 2020년까지 줄곧 1만 3천톤에서 1만 6천톤을 기록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지난해 12월 방어 입하량을 살펴보면 1주차(11.29~12.4) 14,982kg, 2주차(12.6~12.11) 26,041kg, 3주차(12.13~12.18) 24,690kg, 4주차(12.20~12.25) 41,362kg으로 11월 총 입하량 65,608kg보다 39% 증가한 10만 7,075kg을 보여주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 날씨인 12월에 들어서며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성탄절이 낀 주간에 60% 정도 급상승했다.

 그런데 노량진수산시장으로 입하되는 방어는 제주산보다 동해안산이 월등히 많다. 지난달 12월 21일~30일까지만 비교해도 제주에서 올라온 방어는 1만 3,272kg인데 비해 동해안산은 15만 8,502kg이나 된다. 제주에서 서울로 올려보내기 위해서는 배든 비행기든 육지로 연결되는 것보다 물류비가 더 들기 때문에 수도권 접근성이 좋은 동해안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이나 이런 수치는 다른 이유에서 기인한다.

 차영남 노량진수산시장 출하주협의회장은 “동해안에서 올라오는 방어가 많은 이유는 7월에 잡은 방어를 가두리에 넣어 먹이를 주고 키운 뒤 요즘 출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겨울에 회유한 방어를 그대로 잡은 것이고 강원도는 수심 15~20m 깊이에서 방어를 놓아 키운 것”이라는 설명이다.

 방어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강원도 어획량이 제주도 어획량을 넘어섰다. 국립수산과학원 통계에 의하면 2016년부터 점차 증가하기 시작해 2018년 9,105톤에 이르렀다. 3,660톤이었던 부산과 제주 어획량의 2.5배 정도의 방어가 잡힌 것이다. 이후 2019년과 2020년은 1,000톤 이내 정도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며 두 지역의 방어 어획량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방어가 더 이상 제주도만의 주종 어류가 아닌 상황이 되었다. 

 동해안의 방어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를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어항변동예측 담당 김중진 박사는 “난류성 어종인 방어가 겨울에 제주도 부근에서 머무르다 여름이 되면 동해로 올라갔다 11월 수온이 떨어지면 남쪽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여름철에 동해 수온이 높아 북쪽으로 이동하는 시기에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게 됨으로써 수온이 떨어져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9월과 10월 사이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고, 11월 이후 2월까지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많이 잡히게 된다”며 이 동해안의 여름 고수온을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했다.

 고성수협 관계자는 “지난해 방어가 9월과 10월 사이에 많이 잡히고 11월에는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함께 방어가 잡히고 있지만 어기에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이 어기 차이는 방어의 크기 차이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동 경로가 길어진 만큼 방어의 성장 또한 발달해 제주도에 이르른 방어는 8㎏ 이상 특방어가 많다.

 지난해 11월부터 어획하기 시작한 제주도 모슬포항의 경우 11월 한 달 동안 특방어(8㎏ 이상)) 1,763마리, 대방어(4~8㎏ 미만) 13,842마리, 중방어(4㎏ 이하) 667마리의 어획량을 보였다. 2020년 같은 기간(특방어 1,780, 대방어 9,924, 중방어 1,175)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동해안의 방어를 가두리 양식 후 겨울철에 출하하는 것은 경매가격이 높은 특방어로 팔기 위해서다. 방어 가두리 양식은 통영에서도 하고 있다.

 입하량이 줄어든 만큼 방어 경매가는 전년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2020년 12월 평균 경매가가 1만 575원이었음에 비해 2021년 12월 평균 경매가는 1만 6,325원으로 65%나 올랐다. 노량진수산시장 내 점포에서 방어를 구입하려면 1kg에 3만 5,000원 정도 줘야 한다. 크기가 클수록 맛있다고 알려져 상인들은 12kg 이상의 대방어를 구입해 손님이 원하는 만큼을 kg 단위로 팔고 있다. 작은 방어는 kg당 2만 8,000원 정도 한다.
 
 차영남 회장은 “1월 초순 가격이 조금 내려갔다 중순에 다시 오를 전망이라며 정점은 연말이었기에 그 정도 가격까지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

 요즘 방어 주문이 늘어나 매출이 좋아졌다는 상인 A씨는 “평일에는 서너 마리, 주말에는 10마리 정도 준비하고 있다”며 “활방어를 사서 핏물을 빼고 냉장고에 숙성시켜 판매하는데 제주보다 수온이 찬 동해안 방어가 살이 더 찰지고 맛있다”고 했다.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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