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해녀 크라우드 펀딩서 동해안 발전 가능성 보다

박태선 본부장님

 강원도 해녀문화를 아는가? ‘해녀’하면 많은 이들이 제주도를 먼저 떠올릴 테지만, 강원도에도 해녀가 있다.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군 초도항은 강원도 해녀문화가 살아 숨쉬는 마을이다. 해녀들은 청정한 환경을 자랑하는 고성 앞바다에서 노련한 손길로 미역을 캐낸다. 궂은 날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물질이 가능한 날에 숨을 참고 물살을 견디며 돌에 붙은 미역을 떼어내다 보면 몰아치는 거친 파도를 잊는다. 여든이 넘을 때까지 바다와 함께한 해녀들의 몸에는 바다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해녀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기술과 삶의 방식을 영유하며 해녀문화를 만들어간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강원 해녀문화는 고령화, 기후변화 등 열악한 환경 요인으로 인해 인지도가 높은 제주해녀와 달리 명맥을 이어가기에 버거운 게 현실이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는 지난 2일, 강원 해녀문화를 지키기 위해 네이버 해피빈에 강원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KRC(Korea Rural Community)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강원도 해녀문화를 널리 알리고 해녀들에게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유통판로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고성 해녀들이 직접 캐고 말린 돌미역은 부드럽고 맛이 좋은 품질을 자랑한다. 이렇게 질 좋은 미역과 그 뒤에 숨겨진 강원해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자 했다. 꼭두새벽부터 바다로 나서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고자 한 것이다.

 첫 발을 내딛은 펀딩은 개설한 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목표를 200% 초과 달성했다. 단순한 미역이 아니라 해녀들의 일상이 담긴 이야기가 소비자의 공감을 얻은 것이다. 한 명 한 명 모여 이뤄낸 잔잔한 물결이 지역사회를 넘어 파고(波高)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KRC 크라우드 펀딩은 본래 농어촌 주민들에게 새로운 유통판로를 지원하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침체 되어가는 마을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그 첫 발을 함께 내딛은 초도항은 앞으로 더 나아가 어촌뉴딜 정부사업에 공모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어촌뉴딜은 오늘날 어촌이 겪고 있는 정주여건 악화, 노령화 등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어촌어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사업이다.

 동해안은 서해안과 달리 맑고 깨끗한 청정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동해안 최북단의 초도항은 남북 화합·강원특별자치도 등의 미래 발전 계획에 비추어 성장 잠재력을 갖춘 어항이다. 이러한 어촌어항을 단순한 생활공간에서 수산물 생산 공간과 휴양관광이 가능하도록 개발해야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기획력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나의 어촌마을이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생산 뿐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해녀문화를 비롯한 다양하고 귀중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 동해안의 풍부한 잠재력이 발휘되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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