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남은 우리나라 양식의 역사는 먼 옛날 고구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 3대 왕인 대무신왕 때 한(漢)나라가 고구려 위나암성을 수십일 간 포위하고 고구려군의 식수가 떨어지기를 기다릴 때, 고구려군은 오히려 성 안 연못에서 키우던 잉어를 잡아 술과 함께 한나라에 보내는 여유를 보였다. 적군은 이를 보고 성 안에 물이 충분하여 이른 시일 안에 성을 점령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철수를 결정하였다고 한다. 연못에서 기른 잉어를 활용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 덕분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슬기롭게 나라를 지켜 낸 것이다.

대표적 민물 양식어종인 잉어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양식업은 오늘날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넙치의 경우 매년 4만톤 가량을 생산하여 전 세계 양식 넙치 생산량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어업인들은 넙치 외에도 김, 전복, 굴 등 다양한 품목을 양식하며 작년에만 총 216만톤을 생산하였으며, 특히 김의 경우 그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수출액 5억 달러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양식산업의 미래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고수온, 적조 등 여러 자연재해로 인한 양식장 피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수입산 수산물과의 가격 경쟁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어가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어촌 고령화가 심화되어, 양식 현장에서의 인력 부족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양식선진 국가들에서는 이미 지난 20년 전부터 양식 분야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를 비롯한 생산단가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고품질 수산물을 생산해내며 세계 양식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직원을 단 2명만 두고도 기존에 최소 10여명 이상의 인력을 필요로 했던 대규모 양식장을 관리하고 있으며, 양식수를 여과하여 재사용하는 수처리시설을 통해 친환경적이고 질병감염 없는 안전한 수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 해양수산부에서도 우리나라 양식산업을 글로벌 미래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스마트 양식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양식이란 IT 등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수질, 수온 등 환경조건 수집·분석하고, 최적 사육조건을 도출하는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양식하는 방법을 말한다. 양식장을 직접 찾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수온, 용존 산소량 등 양식장 수질 상황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사료도 자동장치를 통해 자유롭게 공급 할 수 있다. 그리고 양식장에 필요한 전기는 양식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으로 해결하여 에너지 절약을 도모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하여 2015년부터 민간 양식장에 수질측정 센서와 CCTV를 설치하고, 양식장관리시스템 스마트앱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수산 u-IT 융합 모델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장에서 반응이 좋아 지난해 통영 30곳, 거제 19곳에 보급되는 등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외에도 친환경·첨단 양식기술을 현장에 도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친환경양식육성사업에 스마트 양식장 구축사업을 신규과제로 지난해부터 반영해오고 있다. 

또한 스마트양식을 비롯하여 양식기자재 산업 육성 등 미래양식 산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IT·금융·수산 등 각 분야 전문가와 150여개 기업·단체가 참여하여 ‘미래양식포럼’을 2016년도에 창립하였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IT 기술을 양식장에 접목시키고, 금융업계의 투자 지원을 논의하는 포럼으로  지난해 12월에 열린 포럼에서는 우리부, 발전소, 어업인단체, 양식기자재·투자협의체가 참석하여,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발전소에서는 육상양식장 부지와 온배수 열원 등을 지원하기로 하였으며, 우리부에서도 향후 투자협의체를 구성하여 온배수를 이용한 스마트 양식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수립된 새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스마트 양식장 구축’이 선정되었다. 앞으로 양식산업이 수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스마트 양식장이 전국 양식장에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연구와 시설·장비 개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스마트 양식으로 우리나라 수산업의 지형을 새롭게 재편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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