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정해진 자리 미리 떠날 때 알지만, 막상 임박하니…”
부서장들 오찬 이임식 대신

O…부서장들과 오찬으로 이임사를 대신하고 떠난 이원태 수협은행장 얘기가 지난 12일 수협 안팎에서 거론돼 눈길을 끌기도.
이원태 수협은행장은 지난 12일 퇴임에 앞서 11일 늦은 밤 직원들에게 보낸 이임사에서 "비우고, 낮추고, 내려놓으니 가벼워졌다."는 말로 소회를 피력. 이 행장은 11일 이사회에 참석해 후임이 선정될 때까지 행장 직무를 이어가지 않고, 퇴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 그러나 이 행장의 퇴임이 알려진 것은 이보다 5일 전인 7일 낮. 이 행장은 이날 퇴임의사를 밝히면서 이임식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알린 것으로 전해지기도. 이임식 생략에 대해서는 물러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그렇지 않으면 굳이 이임식을 생략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
이 행장은 이임사에서 "4년 전 수처작주(隨處作主)로 와서 낙엽귀근(落葉歸根)으로 돌아간다"며 "회자정리(會者定離)라 만남은 헤어짐으로 바뀜이 당연하고 임기가 정해진 자리는 미리 그 때를 알고 있지만, 막상 임박하니 더 실감이 난다"고 재임 시절을 회고.
이 행장은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뒷모습이 아름답기를 바라왔다"며 "이제야 채우고 끌어안고 오르려던 마음을, 비우고 낮추고 내려놓으니 무겁던 자리의 무게가 가벼워진다는 것을 알았다"고 심경을 토로.
그는 "훗날 또 다른 인연으로 만날 때도 말끔하게 빈 마음으로 악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인사를 남기기도.
한 수협 인사는 “수협에 몸담고 있다 가면 수협인이 돼서 가야 되는 데 이번에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떠나는 사람도 문제지만 떠나는 사람 마음 상하지 않게 보내는 조직 문화도 필요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
해수부가 자리를 빼달라고 하는데도 “내 인사권자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아니다”며 자리를 고수하는 모수협 간부가 더 있어도 되는데 떠나는 이 행장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케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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