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헐값에 선상 조업 등 고용
노예노동 등 이유로 EU·미국 등 수입금지 경고 조치해
수출액 66억 달러서 58억 달러로…EU 수출 37.3% 감소

 
태국은 세계에서 수산물 수출액이 4~7% 대를 차지하는 수산강국 중 하나다. 세계 수출 순위는 중국, 노르웨이, 베트남, 미국에 이어 5번째에 해당되며, 새우, 다랑어, 오징어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태국이 2015년 4월, EU로부터 신규 예비 불법어업국(IUU : 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으로 지정된 이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년 수출액은 66억 달러에서 2016년은 58억 달러로 11.9% 감소했다. 특히 유럽국가로의 수출은 37.3%나 감소하며 수출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사항은 생산체제 개편 문제로 나타났다.
태국은 인근 미얀마나 캄보디아 등에서 유입된 이주 노동자들을 헐값에 선상 조업이나 수산물 가공에 주로 고용해왔다. 그러나 노예노동 등의 이유로 유럽연합(EU), 미국 등으로부터 수입금지 관련 경고 조치를 받아 생산체제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학계에서는 태국이 취할 새로운 조치들이 더 나은 노동 조건을 향한 긍정적인 변화과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태국 수산업계는 이주 노동자들의 새로운 규정 적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가공 공장 폐쇄…이민자들 일자리 감소
태국은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 사유가 개선되지 않으면, 불법어업국(IUU)으로 최종 결정이 되고, EU로의 수산물 수출 금지, EU 항구 이용 제한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 해제를 위해 12개의 법안을 개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노력 중 일환으로 태국의 수산물 수출 기업을 대표하는 태국 냉동식품협회 (Thai Frozen Foods Association)에서는 회원사의 공급 체인들에게 아웃소싱을 금지했다. 그러나 그 결과 2016년 상반기에만 수많은 수산 가공공장들이 폐쇄되거나 더 큰 수출업체에 흡수됐으며 1만여 명의 이민자들이 실직됐다. 현재 태국의 수산부문에 허가된 이민 노동자들은 34만 3,000명으로, 생산 분야에 7만 8,000명, 가공 분야에는 26만 5,000명으로 태국 수산업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체질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단기적인 관 점에서는 수익성 악화,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태국 수산업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환경발자국(PEF) 제도’ 도입
태국의 노예노동이 AP통신에 의해 널리 퍼진 이후, 그린피스를 비롯한 수많은 수산 기관들이 태국을 비판했다. 그 결과, 태국은 EU로부터 불법 예비어업국으로 지정 됐으며, 실질적으로 수출산업 역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 냉동식품협회는 “태국산 수산물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인해 냉동식품 수출 의 성장에 정체되고 있다”며, 몇몇 미국의 유통업체들은 태국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태국은 수출 경쟁국인 베트남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현재 태국은 두 가지 갈림길에 놓여 있다. 새롭게 편성된 생산 체제와 함께 불법어업국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영위하는 국가로 회복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영원히 불법어업과 함께 지속 불가능한 수산업을 이어가는 어두운 국가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국의 사례는 현 수산업의 미래를 보여준다. 제품 자체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 제품이 만들어진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EU는 수산물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어획 또는 양식됐음을 입증하는 ‘제품환경발자국(PEF) 제도’를 도입할 채비를 갖는 등, 지속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지속가능성은 이제 선택적인 요소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한기욱 수산연구본부 해외시장분석센터 연구원>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