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박성쾌 교수 지난 20일 "남북 수산협력 세미나"서 발표

 
  부경대 박성쾌 교수는 대북 수산 지원 및 협력의 기본 방향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원칙과  인도적 차원에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의 대북 수산 협력 사업을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더케이 서울호텔에서 열린 '2014 남북 수산협력 세미나'에서 박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촉진을 위한 국제기구와의 수산협력 방향'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통일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하에서는 군사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 경제협력은 금지되고 취약계층을 위한 인도적 지원만 가능하다는 점이 북한과의 수산 지원 및 협력에 제약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곡물과 달리 수산부문은 주식이 아닌 부식이라는 한계 때문에 무상으로 지원하지 못한다"며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현재 필요로 하는 식량은 약 540만 톤이지만 매년 약 50만 톤 정도가 부족한 만성적인 식량난이 되풀이 되고 있고 2011년을 기점으로 WFP와FAO 등 국제기구,각국 정부, 민간단체에 식량과 구호품 지원을 다시 요청하고 있다.

  박 교수는 "국제기구의 목표와 정책방향 중 하나가 절대빈곤 및 기아 퇴치"라면서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한 대북 지원을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북한 수산업의 현재 모습도 소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북한이 관할하는 바다는 동해와 서해로 완전 분리돼 연속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장환경과 수산생물의 분포도 상이하다 
 
  북한 동해의 주요 어종은 냉수성으로 명태·청어·가자미·은어 등을 들 수 있으며, 온수성으로는 정어리·멸치·꽁치·학꽁치가 대표적이다.
 
  동해수역의 면적은 97만㎢로 서해에 비해 어획량이 월등히 많다. 대륙붕의 폭이 좁고 해안선이 단조로우며 섬이 적다. 조석간만의 차는 평균 50센티미터 이내 수준이며 평균수심은 1700m이고, 최대수심은 3,000m 이상 된다.

  북한 서해는 수심이 깊지 않고 만곡이 많은 특징이 있다.  대구·갈치·삼치·전어· 도미류·가자미·홍어 등 고가의 어종뿐만 아니라 김과 미역 같은 해조류도 풍부하다.

  서해 수역의 면적은 43만㎢로 추정되며, 북한관할수역의 평균 수심은 44m이고 최대수심이 80m 정도이다.

  또 북한의 수산물 해면 양식시설은 동해안에 약 40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대부분은 과거 일본의 자본 및 기술로 만들어졌다.

  서해에는 합영 및 합작회사로 운영하는 비교적 규모가 큰 해면양식장이 5개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수면은 강과 하천 9000ha, 호수와 저수지 4만ha, 간석지 1만ha가 존재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교수는 "대북 양식사업은 북한당국의 사전 승인만 받으면 양식면적의 확보가 용이하고 저임금 노동력 가용  냉수성 어종 양식에 적합한 수온 등의 장점이 있지만 체제의 경직성, 기자재 부족, 사료 현지 확보 어려움 등의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촉진을 위한 세부 협력 방향으로 '국제기구와 협력 프레임워크', '명태 살리기 협력사업', '내수면·바다양식 협력사업'을 제시했다.

  먼저 박 교수는 FAO 등의 국제기구 목표가 취약계층 중심 식량 및 영양 개선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국제기구와 북한 수산에 대한 공동 연구·심포지엄·세미나 등을 수행하고 여기에 우리나라가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면 국제기구의 적극적인 지도력을 유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기구와의 협력 프레임워크 형성은 통일 한국의 수산업을 염두에 두고 일회성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교수는 "향후 국제 기구와의 공조 하에서 대북 수산협력을 다원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국제기구 수산협력 포럼' 같은 상설 기구를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제3 지대에 설치·운영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시도가 중장기적으로 북한에게 국제 수산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과 통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박 교수는 북한과의 명태살리기 협력사업도 제시했다.

  그는 최근 해양수산부가 명태 살리기 프로그램을 대북 협력 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남북 간 기술 인적 교류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동해에서 남획과 기후변화로 명태자원이 급감했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어종인 명태 자원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와 같은 협력 사업은 같은 냉수성 어종인 연어 등의 방류사업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북한은 양식업을 어로어업 및 수산물가공업과 함께 3대 중요부문으로 인식한다"며  내수면·바다 양식 협력사업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북한 양식기술수준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아 남한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이고 양식 어종도 다양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내수면의 수질 환경은 인구의 수나 공업화의 발전 정도로 보아 아직도 오염원이 적어 남한보다 상당히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반시설이 취약하기 때문에 양식업을 지원하는 하부구조가 열악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 그는 해면 양식도 내수면 양식과 마찬가지로 다시마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기술 수준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해조류의 경우 북한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역, 다시마, 김 양식 성행. 특히 다시마는 기술수준 높고 실제 생산량도 많은 것으로 추정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무지개 송어, 연어 등 냉수성 어류는 여름철에도 지하수를 이용한다면 연속 성장이 가능, 협력 대상으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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