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 목소리 귀기울이고 어촌 희망공동체 되도록 최선 다할 터

 
“난 호탕하지만 재미있고 따뜻한 사람

제주도지사 출마는 목하 고민 중”


김우남의원은 가히 위압적이다. 범접하기 어려운 외모에다 국감장에서 토해내는 사자후 같은 그의 질문은 국감장 분위기를 일순 살벌하게 만든다. 해양수산부나 농림축산식품부, 또 농 ·수협 등 산하기관이나 단체는 가장 어려운(?) 의원을 꼽으라면 김 의원을 꼽는다. 반면 이해관계가 없거나 농수산계 인사들은 그의 이런 모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에 대해 그는 “호탕하지만 재미있고 따뜻한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을 많이 만나라는 권유를 주변에선 한다”고 했다. 보기보단 “재미있고 정감 있는 사람”이란 얘기다.
그는 제주도 출신 의원들이 가장 어렵다는 3선의 고지를 넘었다. 의원이 된지 10년,  과거 농림해양수산위부터 현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까지 속된 말로 ‘끗발 좋은’ 상임위를 기웃거리지 않고 한 상임위에서 10년을 보냈다. 그래서 그는 19대 국회 하반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의 유력 후보에 올라 있다. 농 · 어민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한 상임위에서만 10년을 보낸 그가 해양수산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즈음 어떻게 지내는가.

“현재 국회 회기 중이다. 지난주에는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관 법률 검토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현안질의가 있었다. 틈틈이 지역구의 농어업인들을 만나 현안에 대한 여러 고견도 청취하고 있다. 육지를 지역구로 갖고 있는 의원들은 시간 나는 대로 아무 때나 지역구를 찾으면 되지만 난 비행기가 뜨지 않는 시간이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점이 어렵다”

-3선의원이지만 한 번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떠난 적이 없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첫 의정활동을 시작한 17대 국회 입성 후, 소외된 약자를 대변하고 농어업인 등 1차산업 종사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정목표를 세운 바 있다. 난 국회의원으로 의정에 임하는 기본이 전문성을 갖추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지역구 역시 농어업 등의 1차 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도여서 별다른 고민 없이 줄곧 상임위를 지킬 수 있었다”

-해양수산부 부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난 대한민국 미래가 바다에 있다고 보는 사람이다. 해운 · 수산 · 항만 · 조선 등이 입체적이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 정부 들어 해양수산부가 독립부처로 재탄생한 것은 다행스럽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해양수산부가 부활되긴 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해양수산부 출범 이전 구(舊)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흩어져 있던 인력들이 아직 한 부서에서 융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또 예산 편성 등 여러 면에서 현 정부가 농어업을 홀대하며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된 상황이다. 빨리 안정을 찾아 어민들의 희망과 소망을 이뤄낼 수 있는 부처가 돼야 할 것이다”

-지금 해양수산에 가장 중요한 현안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다소 소강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 방사능 오염물 유출에 대한 국민적 우려다. 한 번 급감한 국내 수산물 소비가 기존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본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외에 한중 FTA 같은 무역 현안, 한중 EEZ 협상과 EU의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과 같은 외교현안 등 해양수산 부문에는 경중을 가릴 수 없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한·중·일 3국의 해양 영토 확대를 위한 각축이 어느 때보다 심한 것 같다. 이러다 우리나라는 일 · 중으로부터 어려움을 당하지 않겠나.

“최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에 따라 국민들도 이어도 문제를 비롯한 영토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어도는 영토가 아니라’는 정부의 무기력한 초기 대응으로 인해 국민적 우려가 매우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어도는 해양주권 차원에서 확고한 안보의식을 가지고 수호해야 할 소중한 자원이라는 국민적 공감 속에 일본·중국 등 이웃 나라에도 우리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안을 강구해야한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해양은 우리 수산어업인의 소중한 삶의 터전으로 반드시 지켜내야 할 대상으로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확고한 원칙 속에서 평화적 해결노력이 진행돼야 한다. 특히 한·중·일, 더 나아가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한국의 이익과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면서 “이어도는 바다 위에 돌출된 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쟁이 심화된 것을 우려한다”며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이런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 국민들의 불안을 없애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중FTA 2단계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등이 우리나라 농수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 · 중FTA 협상은 한국 농어업의 운명을 가를 협상임에도 불구하고, 졸속, 밀실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체결된 FTA가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농어업을 희생하는 구조로 일관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한중 FTA 등도 농어업인의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가운데 진행돼야 하며 협상 또한 국민적 합의 하에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1차 산업 종사자들이 사회적 약자인데 한· 미, 한 · 중, 최근 타결된 한 · 호FTA를 추진하면서 피해액 산정도 제대로 안 되고 피해에 대한 구체적 대책도 없이 급속히, 광범위하게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국정감사를 할 때 보면 농·수협에 대해 어느 의원보다 매섭게 질의를 하는 것 같다. 농·수협을 강하게 질타하는 이유가 있는 가.

“농 · 수협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농어업인의 복지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농 · 수협 행태는 임직원의 복리후생이나 조직의 생존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진정으로 농어민과 국민을 위한 농·수협으로 거듭나는 날까지 앞으로도 조직 감시와 정책대안 제시에 최선을 다하겠다. 매섭게 하려는 것은 아니고 협동조합 정체성 확립과 현안에 대해 고민하는 의원으로 이해해 달라”
그는 “농협은 비만환자이고 수협은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는 말로 양자를 비유했다.

-언제까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 있을 것인가.

“의정생활 10년 간 줄곧 농림해양수산식품위원회에 있었다. 그동안의 경험이 농어민의 민생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능한 시간까지는 농어업인의 권익보호와 복지향상을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 전문성이 축적되고 시야가 넓은 의원도 필요한 것 아닌가”

-의정 활동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

“상임위 활동과 법안발의에 대해 경실련 등에서 5번이나 최우수의원상 등을 수상했지만 가장 보람으로 다가오는 순간은 지역에서 ‘이 일은 김우남만이 할 수 있다’며 성원해주는 농어업인 여러분을 만날 때가 아닌가 한다. 제주도에 도입한 조건부 직불제, 농어업인 정년 연장, 제주도 미래 산업을 위한 말 산업 육성 법안 마련 등은 김우남만이 할 수 있는,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말처럼 더 큰 보람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얘기가 막바지로 가면서 그에게 슬며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연구 분야에 있었으니까 필드에선 약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며 “빠른 시간 내 적응을 잘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칭찬보다는 질타를 잘하는 그에게 기대하지 않은 예상 외 답변이었다.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6월 제주도지사 출마설에 대해선 “아직 고민 중이다”는 말로 대신했다. 선거에 대해선 “선거 결과는 의정활동과 비례하는 것 아니냐”며 “열심히 하면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란 국민에 대한 헌신과 신의를 바탕으로, 항상 마음을 낮추고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 각오를 좌우명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해양수산인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들려 달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삶의 터전이자 재충전의 공간인 연안과 바다를 일구며 땀 흘리는 해양수산인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어업인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한층 힘을 다해  침체된 어촌이 생태·협동·상생의 희망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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