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초대석 /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이상무(64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기자가 보기엔 친수산계 인사다. 그는 1971년 농림부 기획관실 행정관으로 공직에 첫 발을 디딘 뒤 40여 년간 농어촌 발전 종합대책과 농어촌구조개선대책 등 굵직한 농수산정책에 손을 댔다. 

또 농림수산부 농어촌개발국장, 통일농수산포럼 공동대표, 농어업 특별포럼 상임대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등 그가 걸어 온 주요 길목마다 ‘어’ 자나 ‘수’자가 따라 다녔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농어촌 행복추진단장을 맡아 박 대통령에게 수산부문 공약을 건의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와 어촌 · 수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2011년 3월 발간한 ‘내 일생 조국의 산들 바다를 위하여’라는 책에도 어김없이 ‘바다’라는 용어를 선택했다. 수산계 대표적인 포럼 중 하나가 된 한국아쿠아포럼도 실은 이상무 사장이 보이지 않는 강력한 후원자다.

그는 “농업과 수산은 뿌리가 하나”라고 했다. ‘신토불이(身土不二)’처럼 ‘농수불이(農水不二)’를 그는 입에 달고 있다. “오히려 전망은 수산이 더 밝다”고도 했다.

그가 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한 뒤 공사의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를 왜 어촌 · 수산으로 했는지를 느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공직에 있을 때 농어촌 발전 종합대책과 농어촌구조개선대책 등을 만들었고 지난해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농어촌행복추진단장을 맡으면서 어촌과 수산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어촌도 자주 다니신 걸로 알고 있다. 수산과 어촌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하는 가.
“수산 · 어촌은 중요성에 비해 홀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농업 · 농촌보다 중요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어촌 지역은 발전 잠재력이 높아 어촌만의 다양한 유 · 무형 자원을 활용하면 정주나 관광, 휴양지로써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최근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우리 국민의 수산물 소비량도 증가 추세이며 안정적 수산물 공급을 위해 잡는 어업 뿐 아니라 기르는 어업을 육성하면 어촌소득도 높아질 것이다. 농업 못지않게 중요하면서 전망은 더욱 좋은 게 수산과 어촌이라고 생각한다”

-어촌 개발과 수산업 발전과 관련, 공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그 동안 하향식 어업생산기반 조성에 머물던 어촌 개발이 ‘어촌특화발전지원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주민 주도의 자발적 어촌특화발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어촌발전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것이 공사가 기여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융 ·복합 양식단지 조성을 지원하고 내수면을 활용해 새로운 소득원을 확충하는 등 새로운 정책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농어촌공사가 많은 저수지 등을 관리하고 있어 내수면 어업과는 관계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또 공사가 내수면 목장화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수면 어업과 어촌발전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내수면 목장화는 내수면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해 어업소득과 관광소득 증대를 도모하고 지역주민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내수면 어업은 생태환경 악화로 수산물 생산이 감소해 국내조달은 국내 수요량(약 7만톤)의 절반도 안 되는 3만톤에 불과해 민물고기 수입으로 지난해 1,690억원의 외화를 지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사가 관리중인 3,372개 저수지, 9만9천km의 수로 등 농업기반 시설이 내수면 자원으로 활용되면 수산물 수입대체와 침체된 내수면 어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부문에 공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공사는 어촌수산 발전을 지원할 우수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풍부한 지역개발 경험과 전문 인력(기술사 354명, 박사130명, 석사 709명), 내수면 자원(3,372개소 저수지, 5,862개소 취입보 등)과 방조제, 간척지 등 풍부한 물적 자원이 있다. 104년 역사를 통해 검증된 정책사업 개발능력과 93개 시ㆍ군 단위 지사 조직을 보유하고 있어 현장중심의 정책사업 수행능력을 지니고 있다. 다른 어떤 기관보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양식 부분은 공사가 기여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저수지 주변 놀고 있는 공사 땅을 활용해 좋은 수질의 저수지 물을 가지고 순환여과식으로 내수면 어종을 양식하고 바다 간척지를 활용해 양식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외에도 생태계 보전 등 환경에 관한 부분과 LED 이용 연구 등 공사 산하 농어촌연구원과 같이 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어촌개발도 농촌개발과 같이 가야하는 데 공사가 가진 기술력 등을 다른 기관이 따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어촌특화발전지원특별법’이 제정되는 등 공사가 어촌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또 어촌 개발팀을 어촌개발처로 승격시키는 등 어촌 쪽 기구를 확대했다. 앞으로 어촌 개발을 어떻게 해 나갈 생각인가.
“어촌개발을 공사의 핵심 업무 중 하나로 보고 사업비중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 전문 인력을 활용해 다양한 신규사업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 해양수산부와 체결한 내수면 개발, 양식산업 발전, 유휴간척지 활용, 어촌지역발전 등 어촌양식분야 MOU를 더욱 발전시켜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수산관련 기관 단체와도 협력해  정책사업을 정부에 건의해 나갈 계획이다”


-공사의 이런 업무가 일부 수산단체 업무와 중복되는 게 있어 수산단체는 자기들 업무가 위축되거나 침식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할 생각인가.
“기존 수산관련 기관 단체에서 추진하지 않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축제식 해삼양식단지, 내수면 양식단지, 내수면생태목장, 어촌특화발전 등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사업이다. 정부정책 대행기관에서 어촌에 정책 지원과 관심을 더 갖게 되면 어업인들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런 부분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앞서 얘기한 대로 공사 산하기관인 농어촌연구원을 통해 어촌 관련 기술연구도 활발히 해나갈 계획이다. 타 기관?단체와 선의의 경쟁 및 협력을 이어갈 것이다. 또 수산관련 기관과 단체들과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하며 MOU 체결 등 협력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면서 “수산과 관련된 기구(처)를 하나 더 만들겠다”며 “공사의 사정 상 정규직은 아니지만 처장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는“어민들과 자주 만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못 만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공사가 농업에 비해 어촌과 수산 관련 역할이 미비했으나 앞으로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어촌 발전과 어업 소득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뷰 다음 날(15일) 바쁜 일정에도 불구, 한국아쿠아포럼이 부산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뒤 통영에 들러 통영 관내 일선수협 조합장들과 저녁을 함께 했다. 그리고 수산인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하면서 한국농어촌공사가 어촌과 수산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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