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속초 고성 강릉 등 동해안 위판장은 모처럼 흥청거렸다. 도루묵 풍어로 위판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이상 수온과 자원고갈로 바짝 말라버려 흉측한 모습을 보이던 위판장 시멘트 바닥에 모처럼 도루묵이 가득 쌓이면서 위판장은 사람들과 고기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위판장의 흥청거림 속에서 어민들의 한숨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고기가 많이 잡히면서 어가는 땅에 떨어지고 판로가 문제였기 때문이다. 풍어는 계속 됐지만 고유가에다 도루묵 걷어내는 인건비에 어민들은 출어포기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아야 했다. 도저히 손해를 보면서 도루묵을 잡아 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급기야 어민 단체인 고성군, 속초시, 강릉수협은 경영이 어려운데도 불구, 어가 유지를 위해 도루묵 수매를 실시했다. 일정 어가를 유지해야 만 어민들이 계속 출어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이다음에 발생했다. 고성군수협 6만5천여상자(1상자40미), 속초수협 2만6천여상자, 강릉시수협이 2천여상자를 샀는데 팔 데가 없었던 것이다. 어민들이 어려워 도루묵을 샀지만 수협 자체 힘으로는 도저히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었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팔을 걷어붙였다. 최 지사는 냉동알 도루묵 소비활동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고 출향 도민단체, 현대중공업, 광양제철소 등에 소비촉진 협조를 요청했다. 총 9만3천 상자 중 3만7천 상자가 팔렸다. 그러나 아직도 고성군수협 4만1천여 상자, 속초시수협 1만3천여 상자, 강릉시수협 2천여 상자가 재고로 남아있다. 그리고 최문순 지사는 ‘도루묵 지사’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아직도 도루묵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제 금년 10월이면 다시 도루묵 조업이 시작된다.   동해안 어민들은 10월이 오기 전 최문순 지사의 열정이 남은 도루묵을 다 팔게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지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활용해 남아있는 5만6천여 상자를 모두 팔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금 동해안 어민들은 최 지사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고 있다. 금강산관광 중단과 어촌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촌에 최 지사의 열정이 오랜만에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우리 모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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