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란 대량생산 성공 올해 2억 1,400만 개 분양
해산어류 중 kg당 3만원 이상 유지 유일한 어종

채란사진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어업인이 선호하는 고급어종인 ‘능성어’ 양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능성어는 바리과 어종으로 국내 남해안과 제주도 등 주로 따뜻한 해역 수심 5~60m의 해조류가 많은 암초 지역에 서식하는 연안 정착성 어류다. 대부분의 바리과 품종처럼 여름철 고수온에 강하면서도 남해안에서 월동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대량으로 유통되는 해산어류 중 kg당 3만원 이상 가격이 유지되는 유일한 어종으로 고급 횟감의 대명사로 불린다.

 이 때문에 능성어는 많은 어업인들이 양식을 희망하지만 수정란 및 인공종자 대량생산 기술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수정란 및 부화 자어가 극소형으로 부화 초기 적정 먹이 확보가 어렵고 종자생산 과정에서도 기형과 질병에 의한 폐사가 많아 대량생산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일본과 중화권에서 인공종자 생산 연구가 40년 가까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도 대량생산 체계가 구축되지 않고 있다.

 능성어는 모든 개체가 암컷으로 태어나 8㎏ 이상부터 15% 내외의 일부 개체가 수컷으로 성전환하는 특이한 생태 습성 탓에 우량 수컷 어미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수정란 생산용 수컷 확보에 10년 이상 소요되어 양식어업 현장에서는 수정란 1kg(200만 개)이 1,000만원 이상에서 거래되는 실정이다.

 이에 수산자원연구소는 지구온난화 등 해수온 상승에 대비한 '미래전략 양식품종 육성계획'에 따라 능성어 연구를 2005년부터 체계적으로 진행해왔다. 어린 능성어를 사육해 2011년 처음으로 수컷 확보에 성공했고, 2014년에는 능성어 어미관리용 대형수조 건립과 추가 어미 후보군을 확보해 수정란 대량생산 체계구축을 준비했다. 2020년에는 신품종연구동을 건립해 능성어 등 바리과 어종의 중점 연구에 매진 중이다.

 그 결과 2017년부터는 능성어 수정란 대량생산에 성공해 올해까지 총 2억 1,400만 개의 수정란을 경남 어업인에게 분양했다. 특히 지난 6~7월 수정란 3,800만 개를 경남 종자생산 어업인 등 13개소에 대량 분양했다.

 또한 종자생산 기술 이전으로 10개 업체가 종자생산에 성공해 새로운 어업인 소득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현재 경남에서는 능성어 어미 보유업체가 없어 수산자원연구소에서 유일하게 수정란을 생산해 어업인에게 보급하는 실정이다. 전남 거문도 일부 가두리 양식장에서 능성어 어미를 보유 중이지만 해황의 변동이 심해 수정란 생산량의 기복이 심한 문제가 있다. 수산자원연구소에서는 안정적 수정란 생산을 위해 육상사육 수조를 활용 중이며 매년 새로운 어미 후보군을 가입시키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송진영 수산자원연구소장은 “다수 어업인이 수혜를 볼 수 있도록 수정란 분양 수량을 점차 늘려나가는 한편, 종자생산 과정의 체계화 및 초기 폐사원인 규명 연구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며 “해황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어미 사육시설을 보강하고 같은 바리과 어종으로 세계적 양식품종인 대왕바리의 연구개발로 수출전략품종 육성을 병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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