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차·기사 없애고 1,000cc 짜리 경차 몰고
직원들에겐 200% 보너스…연말엔 50% 추가 지급 예정

박경서 옹진수협 조합장

 “옹진수협은 서해 5도를 끼고 있어 유류·경제사업에서 연간 15억 이상 돈을 까먹고 있습니다. 이런 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용에서 돈을 벌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회가 우리 조합이 신청한 서울 점포 개설을 반드시 승인해 줘야 합니다”

 박경서 옹진수협조합장은 지난해 6월 10일 조합장에 당선됐다. 위탁선거법 위반으로 전임 조합장이 중도 하차하면서 실시한 보궐선거에서다. 조합장에 당선된 지 1년, 그는 ‘장사꾼’으로 모든 수완을 발휘했다. 당장 관용차를 없앴고 기사도 두지 않았다. 대우 뉴스파크라는 소형 경차를 자기 돈(1,300만원)으로 사서 타고 다녔다. 한달 자동차 리스비가 230여만원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기름값도 한달에 20~30만원이면 족했다. 좋은 차를 몰고 다니던 전임 조합장들이 쓰던 기름값과는 천양지차다. 대신 직원들에게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았다. “일은 누가 합니까. 직원들이 하는 것 아닙니까.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직원들이 신바람 나서 일을 할 것 아닙니까” 그가 취임 후 1년 동안 직원들에게 준 보너스는 200%다.

 그를 가리켜 일각에서는 장사꾼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는 이 말이 좋다고 했다. 오히려 “이 말이 왜 싫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합장은 장사꾼이 돼야 한다”고 했다. 돈을 잘 벌어 그것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게 뭐가 나쁘냐는 얘기다. 그는 구도심권 2곳의 조합 신용점포를 새로운 곳으로 옮겼다. 오래 있었으니까 편안하게 1만원을 벌수는 있겠지만 성장이 거기거 멈춰선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옮겨서 2만원을 벌 수 있다면 도전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현재 그의 소망은 옹진수협을 전국 20등 안에 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옛날 잘 나가던 조합이었는데 지금은 영 모양이 사납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든 옹진수협을 전국에서 손가락 안에 들 조합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내실과 단합된 힘을 강조했다. “내가 잘 한다면 나를 좋아하지 않는 조합 이사들도 다시 보지 않겠습니다”

 하루 2억여원의 수산물을 거래하면서 수산물로만 1년이면 6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그는 오늘도 뉴스파크를 직접 몰면서 연안부두를 달리고 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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