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자 서귀포 수협 조합장

김미자 서귀포 수협 조합장

 여러분은 설 연휴는 어떠하였는가? 필자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가장 안전한 설 연휴 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가족들과 모여 ‘넷플릭스’ 보는 것을 선택했다. 수많은 콘텐츠들 속 고민하다 선택한 것은 K-좀비물로 유명하다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재난 드라마 시리즈였다.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았던 필자로서는 드라마 초반만 해도 ‘왜 이런 드라마를 보고 있나’란 생각이 들었으나 시리즈가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이 드라마가 주는 사회적 메시지는 필자를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했다.

 1. 좀비는 더 이상 상상 속 재난이 아니다.
 이전에 필자가 생각하던 좀비 영화는 잔인하고 현실적이지 않은 상상 속 재난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몇 년간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 최근 일어난 제주 지진 사건, 퉁가 화산폭발 사건, HDC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붕괴 사고 등 이미 우리 주변에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들이 계속 발생해서일까 이젠 더 이상 상상만이 아닐 수 있겠다는 소름이 돋았다.

 2. “학교는 별일 없습니다”
 드라마 속 교장은 “학교는 별일 없습니다”라며 학교 안에 생긴 일들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 것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학교 곳곳에서는 학교 폭력, 입시경쟁, 경제적 계급화 등 수많은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보았다. 심각한 수준의 왕따 문제와 그것을 방관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자녀를 둔 필자로서는 마음이 착잡했던 장면들이었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를 당한 ‘은지’는 N번방 사태가 떠올라 딸을 가진 부모로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코로나19 확진으로도 느꼈지만, 드라마 속 대사 중 ‘돈이 많건 없건, 공부를 잘했건 못했건, 사고 앞에선 다 평등하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하지만, 현실은 ‘임대아파트 학생들은 넘어다니지 마시오’, ‘기생수(기초생활수급자)’ 등 부모의 경제 능력에 따른 학생들 간의 계급 사회의 사실적인 표현은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정말 학교는 ‘별일’이 없을까?

 3. “전쟁이 나도 안 없어지는 게 학교야. 전쟁에서 이겨도 학교가 없으면 지는 거라고!”
 지속되는 코로나19로 학교에서 뛰놀고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소리를 듣기가 힘들어졌다. 드라마 속 박의원이 했던 말처럼, 필자 또한 학교, 즉 너희 MZ세대는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라 생각한다.

 어딘가에서 힘들어 하고 있을 이 세상 MZ들아. 세상에는 너희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 싸워줄 어른들이 분명 존재한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 비록 어지러운 사회이지만, 필자는 여러분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길 원한다. 그리고 그 희망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 어른들은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어둠을 밝히는 것은 작은 성냥 불 하나에서 시작된다. MZ들아,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다. 어른들과 함께 여러분이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어 다음 세대에도 그 불씨를 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세상 어두운 사각지대를 좀 더 밝힐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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