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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수산시장 ‘한칼’ 전종렬 대표
“도마 위 물 흐르듯 춤추는 칼을 벼리고 싶다”
4대째 이어온 대전 ‘한밭대장간’ 가업 이어 칼 갈이 시작
가격 비싸지만 입소문으로 손님 찾아와 기술 인정 '뿌듯'
2022년 01월 13일 (목) 16:49:15 김정아 ss2911@chol.com
   
 

 수산물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민에서 시작해 다양한 사람들의 손길과 도움의 과정을 거친다. 생산과 유통이라는 단순 정제된 단어 뒤에는 수많은 관련자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수산업을 위해 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생선회를 구입하면서 도마 위에서 직접 회를 뜨는 모습을 바라볼 때가 있다. 삭삭 순식간에 살을 바르고 착착 썰어 담는 과정이 물 흐르듯 진행돼 저절로 몰입하게 된다. 가느다랗고 날카로워 보이는 생선회칼이 어쩌면 저렇게 부드럽게 회를 썰어내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잘 드는 회칼의 위력이란. 

 노량진수산시장 주차장 3층 한 곳에 ‘한칼’이라는 네온사인 간판을 달고 칼을 갈아주는 전종렬(35) 대표. 그의 손길에 의해 벼려진 회칼이 생선회집 주인장 도마 위에서 종횡무진한다. 하루 100자루 이상 칼을 간다는 그의 주 고객은 일식집 주인들이다. 시장 내 상인들은 물론 요리 전공 학생들까지 입소문에 칼 들고 찾아온다.

 아침 8시부터 점심시간을 빼고 한 번도 쉬지 않고 오후 5시까지 칼을 간다는 그는 사실 국내 최고를 다투는 칼갈이다. 그는 대전에서 4대째 대장간을 이어오고 있는 ‘한밭대장간’집 아들로 10여년 전부터 아버지에게 연마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4년 전 실력을 인정받고 2006년 노량진 구시장 때부터 아버지가 터전을 잡은 이곳을 맡아 칼을 갈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며 진로를 고민하던 중 아버지가 하시는 일이 눈에 띄었고, ‘한번 해봐?’ 하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는데 의외로 적성에 맞았다. 어렸을 때부터 대장간에서 폐기된 칼을 나무에 꽂으며 놀다 보니 칼이 무섭지 않았고 가르쳐주시는 걸 빨리 배우게 됐다. 물론 실전 속에서 반복 연습을 끊임없이 했다.”

 한 가지 자세를 일주일 내내 연습하는 등 아버지의 혹독한 훈련이 이어지던 중 갑자기 수술을 하게 된 아버지를 대신해 그는 노량진시장 사업장에 투입됐다.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한 달 남짓 동안 다양한 칼을 접하며 나름대로 칼 가는 방법을 터득해갔다. 50년 넘게 해온 아버지와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는 10년 넘게 칼을 갈아온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횟집이나 요리사들에게 칼은 가장 중요한 연장이다. 본인이 직접 갈아 쓰시는 분도 있는데 제대로 칼을 갈면 면도가 되는 수준까지 된다. 베이는 줄 모르고 베이는 정도의 칼날이 전문가 영역이다. 칼을 가는 접근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이 정도까지 하지는 못한다.”

 그는 숫돌 4개를 이용해 4단계 공정으로 칼을 간다. 처음엔 거친 숫돌로 초벌 갈이를 하고 두 번째 숫돌로 정교하게 간 다음 나머지 3,4번 숫돌로 매끈하게 마무리한다. 처음 온 손님에게는 한 자루당 1만 1,000원을 받고 두 번째 방문부터는 3,300원을 받는다. 50~60대 손님에겐 비싸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잘 갈아진 칼을 받아든 이들은 다시 찾아오게 돼 단골이 되고 입소문을 낸다. 지금 손님 대부분이 그렇게 형성됐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엔 직업에 대한 편견으로 무시하는 분들이 많았다. 젊기도 하니 하대가 기본이었고. 그런 부분을 참기 힘들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이제는 전문 기술로 인정해주는 사회적 분위기 덕분에 20대에서 40대에 걸쳐 새로운 손님들이 형성되는 것 같다. 아버지 단골이 아니라 내 단골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이가 어려서 칼을 잘 갈지 못할 거라는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보이는 그는 기술의 기복 없는 일정한 수준 유지를 위해 오늘도 내일도 묵묵히 “윙~~” 칼을 갈겠다고 했다.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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