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지역 시험양식 1년차 결과 나와
배합사료가 생사료보다 200g 성장 덜 돼
탄수화물 섞여 육식성 광어에 효율성 떨어져
해수부 담당자 “상반기 내 방향성 잡겠다”

 

 2023년 넙치(광어) 양식장의 배합사료 사용 의무화 시행 1년을 앞둔 현재 아직도 양식어업인들이 만족할 만한 시험양식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완도지역 광어양식 어가에서 진행된 시험양식에서 배합사료로 키운 광어의 성장속도가 생사료보다 늦고 폐사량도 높았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본인의 양식장에서 시험양식을 진행한 이동흥 완도광어양식연합회 사무국장은 “1년 동안 생사료와 배합사료를 따로 주며 넙치 18cm 중간육성어를 각각 3만 마리씩 1년간 키웠다. 그 결과 생사료는 평체가 800~900g까지 나왔으나 배합사료는 600~700g 정도에 그쳤다”고 전했다. 폐사율 또한 생사료는 10% 내외였으나 배합사료는 25% 정도 나왔다고 한다.

 그는 “200g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10만 마리를 키우면 2톤 이상 차이가 나고 가격으로 환산하면 1년에 2억 이상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광어 도매가격 1만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2억이고, 요즘처럼 광어 가격이 올랐을 때로 치면 4억을 손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 담당자는 “이번 시험양식 결과가 최종은 아니다. 시험양식 2년 중 1년차 사업의 결과일 뿐 출하 사이즈가 아니라서 올해까지 키워봐야 알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2019년과 2020년에 같은 완도지역에서 배합사료 시험양식을 진행한 바 있으나 표본이 너무 적고 잘 크는 암놈을 이용해 객관적인 데이터가 되지 못한다는 완도양식 어업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어업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다시 2년 계획의 시험양식을 지난해 시작했다. 

 담당자는 “어느 한 지역에 한정해 결론을 낼 수는 없다”며 “양식어업인들 사이 언젠가 가야 하는 길이라는 인식이 높아졌고 배합사료의 질이 많이 좋아졌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의견 또한 높다”고 전했다. 그는 “배합사료가 생사료의 80% 정도까지 품질이 올라와야 하고 양식업자들이 원하는 지원 등 경제성 격차를 메우는 방안이 나왔을 때 가능하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의무화 정책을 검토하고 방향성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수산자원 보호와 환경오염 방지 및 양식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양식용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며 2023년부터 광어에 배합사료 의무를 우선 시행하고 2026까지 전 어종에 대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광어는 1년 중 소비되는 생사료 47만톤 중 23만톤의 사용량을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광어부터 의무화 대상에 넣은 이유다. 어족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 어획수산물의 20%가 사료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 특히 대부분 치어라는 사실은 수산자원 보호라는 측면에서 배합사료 사용은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배합사료가 생사료만큼의 질을 갖고 있느냐다.

 해양수산부는 국립수산과학원을 통해 10년 넘게 배합사료를 연구해 왔다. 수과원은 2020년 말 가격이 비싼 어분을 대신하기 위해 70%의 어분 함량 중 7%를 곤충사료로 대체한 넙치용 배합사료를 개발하고 산업화를 위해 6개 양어사료회사에 기술이전까지 마쳤다. 곤충사료에 쓰이는 동애등에 유충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등 면역물질이 풍부해 넙치의 단백질 공급과 어분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실험실과 현장의 차이가 존재했다. 이동흥 완도광어양식연합회 사무국장은 “배합사료의 성분을 섞어 압출성형하기 위해서는 녹말 등의 탄수화물이 들어가는데 육식성인 광어는 이 식물성 사료를 분해하는 데 불리하다”고 했다. 그런 만큼 성장이 더디고 지방질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해양수산부에 “절충안으로 광어를 500g까지는 배합사료로 키우고 이후에는 어업인들의 자율에 맡기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김정아>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