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두 해양수산부 차관

 씨실과 날실이 함께 튼튼한 직물 만들듯

"어촌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공간정책과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산업정책 역시 각각 씨실과 날실처럼 균형있게 맞물려야 "

 

씨실과 날실을 한올씩 번갈아 교차시켜 직물을 조직하면 강한 내구성을 가진 옷감을 얻을 수 있다. 씨실과 날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교차점이 단단한 짜임새를 만들어내서 질기고 튼튼한 직물이 되는 것이다. 어촌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공간정책과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산업정책 역시 각각 씨실과 날실처럼 균형있게 맞물릴 때 바다를 터전삼아 살아가는 어업인들에게, 또 바다를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가장 만족할만한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다.

 2018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어촌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쇠퇴하는 수산업 여건과 불편한 주민 편의생활여건을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어촌 소멸문제의 해법으로 어촌의 생활여건 개선과 함께, 쇠퇴하고 있는 수산업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를 다루는 공간정책과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짓는 ’무엇으로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를 다루는 산업정책은 결코 따로 분리할 수 없다. 씨실과 날실이 함께 튼튼한 직물을 만들어 가듯이, 공간정책과 산업정책의 병행과 균형을 통해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발산 할 수 있어야 한다.

 해수부는 이 같은 인식 아래 지난해 9월 ‘어촌지역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어촌과 수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어촌지역 활성화 대책’에는 기존 어업인의 권리는 최대한 보장하되 어촌사회에 신규로 진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제도적·재정적 장벽을 낮춰, 주거 공간이 되어줄 어촌과 일자리 기반이 되는 수산업의 개방성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이를 위해 공공임대형 면허제도 신설, 청년어선임대사업 등 새로운 정책에 대한 제도적 틀도 마련했다.

 특히, 올해는 어촌 정주여건 개선, 소득안정과 어촌유입 등을 위한 어촌소멸 대응예산에 6,503억원을 편성하는 등 전년 대비 6%가 증가한 2조 8,337억원을 수산업·어촌부문에 할애했다. 역대 최대규모의 수산·어촌 부문 예산을 바탕으로 어촌지역의 활력을 되찾고 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첫째, 어촌소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어촌의 활력을 되찾고자 한다.
 어촌뉴딜300의 신규 사업지로 지정된 50개소에 대한 사업을 본격 추진해 어촌의 낙후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다. 또한 어촌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노인·아동 돌봄, 교육·문화서비스를 제공해 어촌지역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포스트 어촌뉴딜 추진전략도 마련할 계획이다. 섬지역 등의 불리한 교통 여건 개선을 위해 여객선이 기항하지 않는 소외도서에 대한 항로운영 지원과 도서민 여객운임 체계개편 역시 추진한다.

 이와 함께, 어촌으로의 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원활한 정착을 돕기 위해 어선어업 창업 청년에게 어선 임차료를 지원하는 ‘청년 어선임대 시범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신규 귀어인의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공공임대형 양식면허 신설, 양식면허 우선순위 반영 등 양식면허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어촌지역의 소득확대와 수산활동을 통해 생산되는 공익적 가치 증진을 위해 지난해 새롭게 시행된 수산공익직불제를 보완·개선해 수산자원보호, 친환경 수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어업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확대시켜가겠다. 기본형 직불제에 대한 사전연구와 제도개편 역시 진행해 장기적으로는 모든 어업인이 공익직불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을 확립할 예정이다.

 둘째, 수산업의 지속적인 혁신성장을 지원한다.
 수산자원 관리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연근해 어업에서는 15개 어종, 18개 업종에 대한 총허용어획량제도(TAC)를 본격 추진하고, 업종·지역 특성을 반영한 금어기·금지체장 제도를 개선해 지속가능한 어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

 양식업은 대규모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와 내수면 스마트양식장 조성을 통해 첨단·친환경 양식으로의 전환 기반을 마련한다. 또한 7월부터 수산부산물법이 시행되면, 패각류와 같은 수산 폐기물을 자원화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확립되어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원양어업에서는 조업 안전과 선원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 원양어선 안전펀드 지원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노후어선의 대체를 유도하고, 표준선형을 개발해 조업여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이와 함께 올해에는 산지 위판장의 위생을 개선하고 수산물 저온유통체계를 확대해 수산식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급화 시키는데 주력하며, 수산식품클러스터와 수산식품거점단지의 신속한 조성을 통해 증가하는 수산물 수출수요에 부응하고 수산식품 규모화를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

 셋째, 국민과 수산인 모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바다의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기상특보가 발령되는 경우 조업을 제한토록 '어선안전조업법'을 개정하고, 원거리 조업어선에 위치발신장치 보급을 확대해 위험 상황에서의 조업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

 이와 함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에 대비해 우리 해역의 방사능 유입 감시와 국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철저한 원산지 단속으로 국민께 안전한 수산물이 공급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사석위호(射石爲虎), ‘호랑이인 줄 알고 화살을 쏘았더니, 돌에 꽂혔다’는 뜻의 사자성어가 있다. 성심을 다하면 아니될 일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사석위호의 마음으로 소멸의 위기에 처한 어촌과 수산업을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어촌과 수산업으로 만들어 가도록 해수부 전 직원은 모두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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