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건 KMI 해외시장분석센터 센터장
해조류, 스낵 샐러드로 소비… 대체육 개발 땐 시장 창출 가능
미국, 일본 등 푸드테크 기술 선진국 해조류 활용 제품 개발 추진

이상건 KMI 해외시장분석센터 센터장

 코로나19로 인한 식량안보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미래 식품 산업으로 ‘푸드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푸드테크는 식품을 의미하는 푸드(Food)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Tech)의 합성어로 ‘식품의 생산, 보관, 유통, 판매 등 관련 분야의 부가가치 향상을 도모하는 기술’로 정의된다. 푸드테크는 다소 낯선 용어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있다. 대표적으로 기존 육류를 대체하는 ‘콩 고기’를 들 수 있으며,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수산물 양식 및 가공, 모바일을 활용한 배달 주문, 키오스크를 활용한 외식업체의 무인주문 등이 모두 푸드테크 영역에 속한다.

 푸드테크는 지속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향후 식량 부족 문제와 식량 폐기에 따른 식량 로스(loss) 문제, 안전한 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 식품산업이 처한 주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실제 201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푸드테크 시장이 형성되어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규모(대체육, 배양육)는 2019년 46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78억 달러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시점에서 활성화된 시장은 식물성고기인 대체육 시장으로 2019년 기준 45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2025년에는 76억 달러로 연평균 9%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대체육 기업으로는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를 들 수 있다. 비욘드 미트는 2009년 미국에 설립된 대체육 생산 전문 기업으로 2013년 식물성 닭고기 제품 판매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2019년 기준 3억 9,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임파서블 버거로 유명한 임파서블 푸드는 2011년 설립된 대체육 제조 기업으로 2016년 대체육 버거 ‘임파서블 버거’를 출시하고, 2019년 버거킹과 협력하여 ‘임파서블 와퍼’를 출시하면서 성장을 이루었다.

 푸드테크 제품으로 대체육과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배양육이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로부터 세포를 채취하여 배양액을 이용하여 고기로 만드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소, 돼지, 가금류 등 주요 육류 제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 배양에 성공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제품화 단계까지 높은 비용이 발생하여 경제성이 낮으며,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 존재로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이다. 다만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인한 생산 원가 절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고 있다. 실제 미국 실리콘밸리의 배양육 개발업체 잇저스트(Eat Just)는 2년간의 노력 끝에 싱가포르 식품청(SFA)으로부터 2020년 11월 배양육 닭고기의 생산과 판매를 허락받았다. 이와 같이 배양육 시장은 시작 단계이지만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는 대체육 시장보다 높다고 평가된다. 실제 배양육 시장은 2019년 9천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2억 달러로 연평균 14.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대 중반 이후 푸드테크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고, 이에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창업하고, 정부 지원 및 민간 부문의 투자가 더해짐에 따라 성공모델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지구인컴퍼니와 다나그린을 들 수 있다. 지구인컴퍼니는 2017년 설립된 대체육 생산 기업으로 외관상의 이유로 활용도가 낮은 농산물을 활용하여 ‘언리미트’ 대체육을 개발했다. 버려지는 농산물을 활용한 ‘못생긴’ 시리즈 출시를 시작으로 ‘언리미트 만두’, ‘언리미트 버거’ 등 제품을 다각화하면서 국내 판매는 물론 홍콩, 영국, 미국 등으로 수출까지 성공했다. 국내 대표 배양육 기업인 다나그린은 배양육 생산 핵심 기술인 ‘지지체’ 대량생산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배양육 제조과정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푸드테크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중점적으로 연구가 이뤄져 산업화된 부문은 농산물과 축산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수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은 미진한 상태이다. 먼저 상업화된 시장이 형성된 대체육 시장에서는 콩, 밀 등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이 대부분으로, 해조류 등 수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은 미비하다. 세계적으로 해조류의 영양학적 우수성이 인정되면서 해조류 소비가 아시아 중심에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은 해조류가 스낵 혹은 샐러드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지만, 제품 영역을 다각화하여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육으로 개발할 경우 보다 큰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 실제 미국, 일본 등 푸드테크 기술 선진국은 해조류를 활용한 대체육 제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해조류를 활용한 대체육 기술 개발이 확립되지 않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상태로, 해조류에 있어 세계적인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가 해조류 대체육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배양육에 있어서도 가금류, 돼지, 소 등 육류의 경우 상당한 연구가 진행되어, 일부 제품의 경우 판매까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반해 수산물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구진행이 늦은 상황으로 블루날루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스타트업의 참여가 낮은 상황이다. 블루날루의 경우 어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바이오리액터를 통해 배양한 후 3D 프린팅을 거쳐 식품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만새기(Mahi-mahi)를 시작으로 대서양 참다랑어까지 고부가가치 배양어류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2021년에는 6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레스토랑 공급을 위한 공장을 설립하는 등 수산 배양육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풀무원이 2020년 블루날루와 세포배양 해산물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제품 상용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수산물 배양육 시장은 블루날루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경쟁력 우위를 가진 업체가 많지 않아, 우리가 전략적으로 산업을 육성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이다.

 세계적으로 수산물의 수요가 증대하고 있어 어획 중심의 생산 체계 하에서는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또한 수산물 어획에 있어 해양생물 보호에 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생산 증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식량위기론이 거론된 가운데,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증가하고 있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산식품 생산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푸드테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한 농식품 푸드테크 시장과는 달리, 수산부문 푸드테크 시장은 블루오션 시장으로 우리가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충분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수산식품산업법 제정으로 수산식품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만큼, 푸드테크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수산식품부문 푸드테크 산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우리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문을 발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산업 성장에 있어 핵심 요소인 기업과 인력 육성을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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