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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새해, 우리가 바라는 것들
신년 칼럼 /문영주 편집국장
"국감 때만 되면 무능하거나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리는..."
2021년 12월 28일 (화) 21:13:19 문영주 ss2911@chol.com
   
문영주 편집국장

 임인년(壬寅年) 새해 새날이 시작됐다. 언제나 그래서일까. 새해라니까 왠지 설렌다. 뭔가 될 것 같은 희망과 기대가 움튼다. 그러나 임인년 새해는 어둠 속에서 시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한치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변이에, 또 새로운 변이를 만들면서 이에 대응하는 인간을 농락하고 있다. 코로나 우세종으로 떠오른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이 나올만 하면 아마 그들은 또 다른 변이로 백신을 무력화 시킬지도 모른다. 한치 앞을 볼수 없게 만드는, 안개가 끼었다 걷히기를 반복하고 있다. 비행기가 뜰 수 없는 ‘시계(視界) 제로’다.

이러는 동안 사람들은 희망 대신 불안을 먼저 생각한다. 원자폭탄도, 총알도 없는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항상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이 임인년 새해를 무겁게 덮고 있는 것이다.

 수산업도 마찬가지다. 이상기후라는 상수(常數)를 앞에 두고 블록체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메타버스, 플랫폼 등 새로운 환경들이 빠른 속도로 과거를 대체하고 있다. 조금만 한 눈을 팔면 금방 대오에서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안팎에서 수산업을 향해 불어오는 바람이 만만치 않은 시간을 지금 우리는 맞고 있는 것이다.

 한국수산업의 근간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수산보조금이다. 그런 수산보조금이 지금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롭게 시험대에 서 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기로 한 각료회의가 연기되긴 했지만 WTO는 보조금 금지와 관련, 수정된 협상문을 회원국들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1년부터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과 수산자원 남획을 야기하는 보조금 규율을 논의해 온 WTO가 이제 뭔가 결실을 맺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모양이다. 어쨌든 당장은 아니더라도 수정된 협상문이 각료회의에서 의결된다면 우리나라 수산업은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CTTP) 역시 수산보조금 금지를 다루고 있다. 정부가 조만간 이 다자기구체에 가입할 모양이다. 여기에 수산보조금 폐지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다른 무역협정에서도 수산보조금 폐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수산 보조금 폐지가 국제규범으로 자리 잡기 전에 무언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이상기후가 한반도 해양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제주도 방어가 강원 고성으로 올라가고 독도 주변에 참치 새끼들이 발견되는 등 바닷속에는 이미 생태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거기에 어촌고령화로 인해 어촌 소멸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또 어촌에는 지금 한국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해 묵은 얘기지만 어촌에서 애울음 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다. 자원 감소에다 인력난, 소비 부진 등으로 지금 수산업은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현안을 해결하고 관리해야 할 해양수산부마저 존폐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거기에 부합하는 정부 조직을 만들 게 뻔하다. 그럴 경우 해양수산부도 그 개편에 자유로울 수 없다. 실용적으로는 부 존재 이유가 다른 부처보다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산업과 해운업이란 이질적인 산업을 바다라는 이유로 같이 묶어 업무의 시너지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 최근 들어 해양쓰레기, 해상풍력발전 등 바다의 이용과 해양환경의 중요성이 다소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해양수산부는 정부 조직 중 제일 약한 고리 중 하나다. 

여기에  LH(토지주택공사)가 땅 투기 등에 연루돼 국토부에서 떨어져 나간다면 국토부가 가지고 있는 육상과 공중, 해상 물류를 통합한다는 이유로 해운업을 통합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 해양수산부는 또다시 이산(離散)이라는 아픔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인사 때만 되면 쥐꼬리만 한 능력을 앞세워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출신 성분을 따져 인사를 한다며 반목을 거듭하는 행태를 더 이상 보지 않아 다행일 수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산(離散) 부채를 고스란히 안아야 한다. 우리가 새해라는 이유로 희망과 기대만을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런 것을 극복하기 위해선 이제 수산업은 발상과 전환이 필요하다. 발상과 전환은 그저 말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절실함이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현장의 여론과 전문가 의견을 투입하고 활발한 피드백이 이뤄져야 새로운 정책이 만들어진다. 그 중심에 해양수산부와 수협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해양수산부와 수협은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

 국감 때만 되면 무능하거나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리는 해양수산부와 수협이 임인년 새해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설까. 해양수산부와 수협이 진정으로 어민들을 위한 집단이라면 이제 ‘자기들을 위한 집단’이라는 구태를 벗어나야 한다. 임인년 새해에는 해양수산부와 수협의 좋은 변화 소식이 전해지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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