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수익… “축배 들기엔 파고 심상치 않다”
거친 풍랑 속 배 항해할 수 있는 이유 '부력과 평형수'
험한 바다에선 정확한 항로 제시하는 선장 역할 중요

강신숙 수협중앙회  부대표

 2022년의 희망찬 새 해가 힘차게 떠올랐다. 특히 임인년 새해는 어업인들의 꿈을 담은 ‘수협호(號)’가 출항한지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지난해는 수협 상호금융사업에 있어서 유례없는 풍어(風魚)의 해였다. 풍부한 유동성 공급으로 예탁금이 늘어나고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대출이 활성화됨은 물론, 연체율도 대폭 감축해 수협 창립 이래 사상 최대의 수익을 거둔 ‘골디락스(Goldilocks)’의 한 해였던 것이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파고(波高)가 심상치 않다. 새해 벽두부터 변화의 거센 풍랑이 경제의 곳곳에 들이닥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금융산업의 주축이었던 부동산 담보대출과 가계대출은 미국발(發) 테이퍼링을 신호탄으로 주요국의 돈줄죄기 양상과 함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또한 작년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금년 1분기에도 추가 인상을 예고해 대출고객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소상공인 등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정책까지 종료되면 조합의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한편, 정부의 가계대출 목표 관리 및 상호금융업권을 대상으로 한 업종별 여신 편중리스크 관리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 조합의 대출자산 포트폴리오에도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더구나,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금융 생활을 비롯해 사회구조가 비대면을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됨에 따라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적인 영업전략은 이미 한계를 맞이했다.

 수협호는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폭풍에 대응해 새로운 전략과 비전으로 한 발짝 앞서는 금융이 되어야 하는 순간에 와 있다.

 거친 풍랑 속을 배가 항해할 수 있는 이유는 부력(浮力)과 평형수(平衡水) 때문이다. 부력은 강철도 물에 띄울만큼 강력한 힘이며, 무게중심을 잡는 평형수의 도움이 없다면 작은 파도에도 배는 넘어져버린다.

 그렇다면 무엇이 수협호의 부력과 평형수가 되어줄 것인가! 그것은 바로 2022년도 수협 상호금융의 사업 추진전략이 담고 있는 다섯가지 전략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전략은 ‘디지털 수협’이라는 부력이다. 작년 디지털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해 비대면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비대면 준조합원 가입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금년부터는 일선 조합의 재기넘치는 젊은 직원을 디지털리더로 육성해 아이디어 금융상품을 발굴할 계획이다. 유튜브와 온라인 바이럴마케팅 등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홍보 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두 번째 전략은 ‘수익성 향상’이라는 부력이다. 명실상부 회원조합의 핵심 수익원인 상호금융사업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상품개발 전문인력을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여신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규제 일변도의 금융환경 속에서도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차별화여신 전략을 지속 수립해나갈 것이다. 아울러, 온누리상품권 대행사업과 카드사업, 펀드판매 등 비이자수익을 육성해 안정적인 캐시카우(Cashcow)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세 번째 전략으로, ‘유동성 확보’라는 평형수를 가득 채워야 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목표에 대한 철저한 준수는 물론 예탁금과 대출금의 균형 잡힌 운용을 통해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네 번째 전략은 궂은 날씨를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인 ‘건전성 관리’라는 평형수다. 우량차주를 가려낼 수 있도록 조합의 여신심사 역량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채권매각 추진 및 다양한 연체감축 수단을 상시 추진함으로써 전 조합이 체계적인 리스크관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방침이다.

 마지막 전략은 ‘현장 중심 경영과 소통’이다. 부력과 평형수를 갖춘 배가 올바르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확한 항로를 제시하는 선장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중앙회와 일선 조합의 임직원 한명 한명이 각자 유능한 선장이 되어 수협호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서로에게 때론 해도(海圖)가 되고 때론 나침반이 되도록 현장과 살을 맞대는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다.

 지금 우리 눈앞의 파도는 모든 것을 삼킬 것처럼 거대하고 매섭다. 하지만 수협중앙회의 전직원은 혼연일체가 되어 수협호가 폭풍우를 뚫고 ‘더 강한 수협, 더 돈 되는 수산’이라는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안전하지만, 그러기 위해 건조된 것은 아니다.”  - 미국의 작가, 존 A. 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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