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조합 위해 마음껏 뛸 수 있는 근무환경 만들겠다”
경제 논리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 대우받게 할 터
자리만 지키면 월급준다는 고정관념 이제 버려야

박경서 옹진수협 조합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대우 받고 못하는 사람은 차별받는 철저한 경제 논리로 조합을 끌고 갈 생각입니다. 자리만 지키면 월급을 받는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취임 2달, 조합장과 상임이사 차도 팔고 기사도 없애고 손수 운전을 하면서 취임 초부터 독하게 경영을 시작하고 있는 박경서 조합장(64)은 “아직도 조합을 완전히 파악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조합이 열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당기순이익, 연체율 등의 자료를 내보이며 “경인지역에서 제일 꼴찌다”고 했다.

 그는 “8천원을 벌어 1만원을 가져간다면 그건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 자수성가한 사람이다”고 했다.
 그는 40년전 경북 예천에서 이곳 인천으로 왔다. 그리고 강한 해풍이 몰아지는 바닷가에서 수산물과 함께 살아왔다. 꽃게, 양식수산물, 어선어업 안 해본 것이 없다. 그의 이런 경험과 노력은 그의 손을 만지면 황금이 되는 ‘미더스의 손’으로 만들었다. 그는 한 때 100억 가까운 수산물을 거래했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해박한 경제 논리는 그래서 만들어진 모양이다.

 “일을 허투루 하고 좋은 자리 가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런 논리를 직원들에게 심어줄 생각입니다”
말만 들으면 서슬이 퍼런 저런 조합장 밑에서 어떻게 일을 하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을텐데 그는 사업체를 가지고 경영을 해봐서 그런지 취임 후 곧바로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했다. 당근과 채찍을 같이 쓰겠다는 얘기다. “몇년간 직원들이 상여금을 한푼도 못 받았다고 합니다. 직원 복지 등 우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일을 하라고 다그쳐도 다그쳐야 할 것 아닙니까. 어렵지만 용단을 내려 상여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는 “조합장이 새로 와 달라질 줄 알았더니 그게 그거다고 하면 안 될 것 아니냐”며 “잘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도 못한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현안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얘기했다.
 그는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인천연안부두 3개 위판장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알려진 것과 달리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난 통합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러나 옹진수협은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끼고 있어 유류 비용 등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것까지 같이 포함해 통합하자는 논의를 하자는 것이지 반대하자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옹진수협 조합원이 인천시, 안산시, 시흥시 3개 시에 분산돼 있어 조합경영상 분조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민감한 사안이라 쉽지 않다”며 “조합원들이 찬성할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총허용어획할당량(TAC)제도는 현실과 맞지 않다”며 “불합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 “이런 것을 하려면 통계가 필요한데 임의 상장제로 하니까 통계가 제대로 잡히겠느냐”며 강제상장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또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어업인들 인생은 쳇바퀴 돌 듯 하고 있다. 최저 임금은 매년 오르는데 고기는 안 나고 소득은 제자리”라며 어업인 소득보전 대책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내년에 조합이 있는 이곳이 개발 예정지로 돼 있어 조합을 옮겨야 하는데 그러려면 적어도 몇십억이 필요한데 그걸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벌써 내년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수협장을 얼마나 할지 모르지만 직원들이 화합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장을 만들고 싶고, 반드시 만들겠다”며 “오래 동안 수산업을 경영해온 만큼 그 노하우를 수협에 접목해 옹진수협의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영주>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