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소비 빨간 불' 일부 품목 인플레 속 가격 하락
왕게 대게 등은 오르고 고등어 갈치 등은 내려
소비촉진 필요한데 국민권익위 선물가액 상향 요구 요지부동

노량진수산시장

 추석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고 수산물 소비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최근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도 고등어 갈치 등 대중성 어종들의 거래가 부진한데다 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풍부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격이 오르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일부 어종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코로나라는 특이한 상황도 있지만 소비에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왜냐면 코로나라는 똑같은 위기를 맞고 있는 농식품 등 다른 식품 가격은 오르는 데 최근 수산물 가격만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최대 수산물 도매시장 중 하나인 노량진수산시장에 따르면 최근 고등어, 갈치 등 대중성 어종의 가격이 계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고등어는 최근 한달(7월 19일~8월 18일까지)간 평균가격(도매가격)이 kg당 2,050원선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18%, 450원이 떨어진 것이다. 갈치 역시 마찬가지다. 노량진수산시장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인 7월 19일~8월 3일까지 kg당 1만 1,000원에 팔렸다. 그러다가 코로나 확진자 발생(8월 3일) 이후인 8월 4일~8월 18일까지 7,900원으로 떨어졌다. 무려 28.1%, 3,100원이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긴 하지만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오징어도 마찬가지다. 아직 정부비출물량이 시중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오징어는 최근 한달간 kg당 평균 3,65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22.3%, 1,050원이 낮은 것이다. 반면 농산물은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가격이 오르고 있다. 통계청의 지난 7월 품목성질별동향자료에 따르면 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0.3% 올랐으나 농산물은 채소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대부분 가격이 올랐다. 곡물은 12.6%, 과실은 21%나 올라 수산물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수요 공급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코로나라는 특이한 현상과 소비침체, 트랜드 변화가 가져온 결과로 보인다. 한 유통 전문가는 “수산물만 보면 인플레이션도 아니고 디플레이션도 아닌 이상한 형태의 소비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에서는 소비침제가 제일 영향을 많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는데 가장 중요한 게 소비촉진이다. 그러나 국민권익위는 소비촉진을 할 수 있는 농수축산물 명절 선물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설정하고 아직까지는 요지부동이다. 이에 대해 농수축산업계를 비롯해 국회, 지자체 등에서 국민권익위을 찾아가 상향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권익위는 최근 "과도한 접대문화를 지양하고 민간영역의 청렴성과 직무 공정성을 향상하고자 한다"며 청탁금지법의 범위를 민간에까지 확대하는 '청렴선물권고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회장 임준택)은 지난 5일 권익위의 ’청렴선물권고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그리고 국산 농수축산물의 소비 활성화를 위해 명절 기간에 한해 정례적으로 선물가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발표했다. 코로나로 시장은 마비되고 수산물이 소비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면서 추석 명절은 어업인들에게 더 큰 좌절을 안겨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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