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분야/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이신형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조선해양산업엔  “기회·희망 시대”

 지난 10년간 조선과 해운이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선박 공급자인 조선과 선박 수요자인 해운이 협력하지 않으면 공멸하게 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불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초대형 친환경 선박 발주를 통해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조선해양산업에 주어진 “기회와 희망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1등 기술을 발판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할 “전환의 기회”, 더 크게 앞서나갈 “도약의 희망”으로 가득찬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차대한 시대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선, 조선과 해운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아닌 ‘융합과 통섭’이 키워드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조선산업은 물건을 만드는 제조업으로, 해운산업은 물건을 옮기는 서비스업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두 산업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동반자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무한상상’입니다. 세계 1, 2위를 달리는 지금이야말로 ‘무한상상’을 독려하고, 여태까지 시도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과 실현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물류의 판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환경이 되는 지금이 절호의 찬스입니다.

 세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는, ‘스타트업 정신’입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비전과 아이디어로 시작하고, 그 비전을 위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퍼즐을 맞춰갑니다. 지금 우리가 상상해야 하는 건 완전히 ‘새로운 판’입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조선해운 국가라고 하더라도, 독자적으로 그런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비전을 달성하기엔 힘에 부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땐 과감하게 손을 벌려야 합니다. 애플처럼, 구글처럼, 테슬라처럼,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그보다 수십 배, 수백 배로 갚아 주는 것이 성공한 승자의 의무입니다.

 결론적으로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은 산업간 융합과 통합을 통한 동반자적 상생관계의 조속한 구축이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차기정부에서는 조선산업을 지원하고 촉진하기 위한 정부 조직구조에 대하여 과거의 획일적인 기능분류에 따라 판단하기 보다는 21세기 중반을 관통하는 전환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합당한 대안과 변화를 적극 검토하여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해양수산 관련 지식인 1,000인 모임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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