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어업을 위한 정책 만들 수 있도록 최선 다할 터”
"수협 지배구조 합리성 우려 하는 사람들 있는 것 알고 있다"
의원들 표 너무 의식 비판 불식위해 공정·철저하게 의정활동 수행

이개호 농해수위원장

 

“국회에서 수산발전과 어업인들을 위해 해야 할 일 많다”

수협 생산단계 초기 유통 중심 사업 전개... 농협 비해 유통기능 취약

일선수협 어업인 고령화, 지방소멸 현상으로 신규 조합원 유입 등 어려움 예상

수협 중앙회도 공적자금 상환·노량진수산시장 정상화·경제사업 침체 등 현안 부담 클 것

 

이개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하 농해수위)은 풀뿌리 민주주의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재선 정치인이다.
 전남도에서 도정의 한 축을 맡았던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에 당선돼 중앙 정치에 뛰어들면서 곧바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농해수위원장을 거머쥔 행운아이면서 야심 찬 정치가다. 일부에서는 벌써 차기 총리 후보감이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때보다 여야간 대립이 심했던 21대 국회지만 농해수위는 여야간의 협치를 바탕으로 농어촌과 농어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상임위원회로 만들었다는게 국회 안팎의 평가다. 그가 농업쪽에 가깡이 있는 것은 사실. 그러나 그는 수산·어업인·수협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수산발전과 어업인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우리 어촌·어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 농식품부장관도 하셨고 국회 농해수위원장도 하시면서 해수부 업무를 볼 기회가 많이 있으셨을 것 같다. 같은 1차산업인데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업무상 차이가 많은가.
“업무적으로만 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축산업·식품산업 등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원이 매우 많다. 반면 해양수산부는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원은 상대적으로 조금 적을 수 있다. 그러나 해양·수산·해운항만·해사안전 등 바다와 관련된 업무 일체를 관할하기 때문에 업무범위가 굉장히 넓고, 다양하다. 또한 해상풍력·해양환경(환경부), 해양관광(문체부), 조선(산자부) 등 다른 부처와의 접점이 많아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한다”

- 국회에서도 수산은 농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원들의 관심이 적은 것 아닌가. 산업규모, 종사자수가 적어서인가.
“우리 위원님들께서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안건에 관해 질의를 하실 때에는 규모가 큰 농업에 초점이 맞춰지는 반면, 해양수산부 소관 안건에 관해서는 바다와 관련된 업무 일체에 대해 질의를 하시다 보니 수산에 대한 위원님들의 관심도가 다소 적어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수산업에 대한 의원님들의 관심이 적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나 해외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 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우리 위원님들께서 수산분야에도 매우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해상풍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또 앞으로 예상되는 정부 보조금 폐지 등 수산과 관련된 현안이 수두룩하다. 국회에서 볼 때 수산은 무엇이 문제처럼 보이는가.
“지적한 현안들은 바다를 중심으로 생산 활동이 이뤄짐에 따라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수산업 구조와 관련돼 있다. 해상풍력은 바다를 둘러싼 자원의 이용 과정에서 친환경발전으로 전환 필요성과 어업인의 생존권이 갈등 관계에 있다. 또 일본 원전 오염수는 일본이 자국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 러시아, 중국 등 인접 국가뿐 아니라 바다와 접하고 있는 전 세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다. 수산보조금 논의는 수산자원 확보를 위해 과잉 어획을 방지하기 위한 글로벌 트랜드 변화가 우리 어업인들의 소득과 생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문제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전지구적 환경문제가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출,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 이슈에 따라 수산물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또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어종분포 변화는 우리나라 수산자원의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수산에 대해 많은 것을 꿰차고 있었다. 그는 “어촌·어업인의 고령화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며 “해양수산부는 어촌뉴딜300정책으로 어촌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청년들의 귀어·귀촌을 도모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괄목할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 국회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고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국회의 견제와 균형 기능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해양수산부의 좋은 정책에 대해서는 재정·법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부당하거나 효율적이지 않은 정책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회에서의 숙의 절차를 통해 갈등의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 해상풍력의 경우 환경적 영향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논의해 어업인들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서는 이미 우리 국회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안전한 처리 및 국제적 동의 절차 확립 촉구를 위한 결의안’을 의결한 바 있다. 또 의회 외교 차원에서 국제회의 등에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의제화해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등 압박을 가할 수 있다”

- 공익형 직불제 종류도 수산은 농업에 비해 적은 것 아닌가.
“수산업·어촌 공익직접지불제도는 수산업·어촌의 공익기능 증진과 어업인등의 소득안정을 위한 제도로 금년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기존 조건 불리지역 직불제 외에 경영이양, 수산자원보호, 친환경수산물 직불제가 추가돼 올해는 전년 예산(128억원)에 비해 302% 증액된 515억의 예산이 편성·집행될 예정이다. 우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수산분야 직불제의 종류를 늘리고 연륙 도서민, 어선원 등에 대해서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에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 어업인들 조직인 수협에 대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수협의 지금 현안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수협은 어업인의 생산 활동을 지원·지도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조직이다. 그러나 최근 어업자원 감소,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로 어업 경영 여건이 녹록치 않고, 어업인 고령화, 지방소멸 현상에 따라 신규 조합원 유입이 둔화돼 회원 조합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수협중앙회의 경우에도 공적자금 상환, 노량진수산시장 정상화, 경제사업 침체 등 여러 가지 현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 농식품부장관도 하셨으니까 농협과 대비해 수협을 평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수협에 대해 아쉬운 게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농협에 비해 수협은 유통기능이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농협은 농산물의 생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유통망 확보를 위해 상품 등급화, 유통 기준 마련, 유통 인프라 조성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에 비해 수협은 생산단계의 초기 유통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유통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데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농협도 마찬가지겠지만 수협의 지배구조도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처럼 제왕적 회장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중앙회장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법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수협 지배구조의 합리성에 대해 일부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 있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 다만 사회 문화의 발전에 따라 수협의 조직 문화도 개선되는 과정에 있고, 현재도 중앙회 감사위원회, 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의 관리·감독 규정이 있으며, 중앙회장의 성과는 회장 선거를 통해 조합원의 평가를 받게 되는 부분 역시 존재하고 있다. 여러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잘 수렴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 생산자단체에 표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의원들이 농·수협을 제대로 감시나 비판하고 있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협중앙회와 농협중앙회는 국회의 국정감사 대상기관으로 매년 철저하게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국정감사법에는 감사 대상기관으로 명시돼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의결을 통해 농협경제지주회사, 농협금융지주회사, 농협은행, 수협은행을 포함해 농·수협 소속 기관에 대해서도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매년 국회의 업무현황 보고를 통해 농·수협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 역시 철저하게 수행하고 있다. 우리 위원회에서는 언급해주신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더욱 공정하고 철저하게 의정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끝으로 해양수산부나 어업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들려달라.
“코로나19의 계속적인 확산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해양수산 분야에 근무하시고 계신 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를 포함한 우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은 어업인분들께서 보다 안정적으로 생업에 종사하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해양수산부의 예산을 전년대비 9.7% 증가시킨 6조 1,440억원으로 편성했고, 어촌·어업 및 항만 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법령을 다듬는 등의 노력을 꾸준히 경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어업인분들의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농해수위 위원장으로서 무엇보다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우리 어촌·어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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