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컨설팅업체 비공식라인 통해 수협에 개발 제안
수협 자체 개발 시간 걸리는 데다 금융비용 많아 고민
매각·지분 참여 검토…정부, 조합장·상인 의견 들어야
땅값 얼마 주느냐 관건

舊노량진수산시장 부지

 수협중앙회가 舊노량진수산시장 부지 매각이나 매각 후 지분 참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舊노량진수산시장 부지는 1만 5,000평으로 땅값만 친다면 시가로 5,000 ~ 6,000억원 정도다.

 수협중앙회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컨설팅 업체 A사가 수협중앙회 비공식라인을 통해 舊노량진수산시장 부지 개발과 관련, 수협중앙회에 제안서를 내 개발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구체적인 제안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개발과 관련, 땅은 舊시장 부지를 활용하고 개발은 개발 업체가 참여해 공동지분을 갖는 특정된 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협중앙회는 이 회사 제안을 아직 공식적인 회의에 올리진 않고 있다. 그러나 중앙회 내부에서는 이런 지분 참여나 매각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임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부지를 수협이 개발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개발 비용이 적지 않아 파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개발 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데다 시간이 길게는 6~7년 가량 소요될 수 있다. 또 지목 변경 등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수협이 부담해야 할 세금과 금융비용 등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개발 전 매각과 개발 후 매각 중 어느 쪽 이익이 더 클지도 불분명하다.

 한 수협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여유가 있다면 이 부지를 개발하는 쪽에 힘을 실어야 하지만 지금 수협 형편은 그럴 형편이 아니다”며 “기업들이 자금조달과 구조조정을 위해 가지고 있는 부동산도 매각하고 있는 상황인데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수협이 굳이 이 부지를 안고 갈 필요가 없다”고 매각을 촉구했다. 그는 “이 부지를 매각해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어업인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 될수 있을 것”이라며 “매각이나 지분 참여를 위한 공적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임원도 “이 부지를 판다 해도 공적 자금 상환에 필요한 돈 등 꼭 필요한 돈만 받고 나머지는 지분 참여 등을 통해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생각을 개발 쪽에만 묶어두지 말고 열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매각이나 지분 참여도 만만한 게 아니다. 우선 정부나 조합장, 상인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의견 조율도 쉽지 않지만 조율과정에서 파열음이 날수도 있다. 또 매도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 할지 가격 결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양동욱 수협중앙회 경제담당 상임이사는 “외부서 제안이 들어왔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지만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아직까지 수협중앙회는 자체 개발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또 “매각이나 지분 참여를 한다고 해도 문제는 파는 값”이라며 “얼마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매각을 위해서는 거쳐야 할 단계가 많고 공매 등 공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제안서가 들어 온다고 해도 매각이나 지분 참여를 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라고 했다.

 정성구 자산관리부장도 “현재로서는 개발이라는 기본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일부 제안에 대해서는 전혀 공식적인 논의가 없다”고 했다. 어쨌든 수협중앙회는 앞으로 개발까지 최소 6~7년이 소요되는 이 부지에 대해 이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방향을 잡을 때가 된 것 같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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