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신희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연구소장

새우 전 세계인이 가장 선호하는 수산물 중 하나
국내 소비량 11만톤 중 국내 생산량은 8.8% 불과
매년 수입량 10만톤 정도…새 양식기술로 생산 늘려야

조신희 서해수산연구소장

서해수산연구소 지난해 지하수 이용 새 양식 기술 개발
바이오플락기술과 접목 내륙 어디에서나 연중 양식 가능

 새우는 전 세계인이 가장 선호하는 수산물 중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새우를 대부분 수입해서 먹는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새우 수입량은 9만8,093톤으로 매년 약 10만톤 정도를 수입하고 있다. 수입이 많은 이유는 국내 생산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새우는 어획 1,556톤(대하 77톤, 중하 1,479톤), 양식 8,094톤 등 총 9,650톤으로 전체 소비량 11만톤의 약 8.8%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 국내 새우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은 없을까? 바다에서 잡는 양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양식량을 늘리면 가능하다. 현재 새우 양식 생산량 대부분은 바닷가에 커다란 저수지처럼 만든 축제식 양식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축제식 방법은 바닷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질병 유입 가능성이 있고, 여름철에 키워서 가을에 딱 한번 수확이 가능하다. 아울러 바닷가에 새로운 부지를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중 생산이 가능한 기술이 있어야 하고, 대단위 새우 양식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먼저 양식 기술과 관련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식하고 있는 흰다리새우는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종이 아니었다. 2000년대까지는 축제식 양식장에서 토착종인 대하를 양식했으나 흰반점바이러스로 인해 대량 폐사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립수산과학원은 2003년 흰반점바이러스에 비교적 강하고 고밀도 사육이 가능한 흰다리새우를 미국에서 도입해 대체 양식품종으로 연구하게 됐다.

 우리나라 새우양식 방법은 크게 실외 축제식과 실내 순환여과 또는 바이오플락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축제식 방법은 해수를 교환해 수질을 관리하는데, 이때 새우의 질병 유입 가능성이 있고, 사육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생산량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가을철 홍수출하로 제 가격을 못 받는 단점이 있다. 반면 실내 바이오플락기술(Biofloc Technology)은 유용 미생물을 이용해 양식 중 발생하는 다양한 영양염류를 제거하면서 수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써 양식수를 교환할 필요가 없다. 이 기술은 미생물로 수질을 관리하기 때문에 질병 차단 효과가 있고, 새우가 미생물을 보조먹이로 이용해 면역력 증강 효과도 있다. 다만 축제식 보다 초기 시설비가 많이 소요되고, 양식장 물관리 기술이 요구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실내 수조에서 사시사철 생산이 가능해 기존 축제식 대비 3∼30배까지 생산량이 많다. 이러한 바이오플락방식은 2013년부터 창업 기술교육을 통해 기술보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500여명이 창업교육을 이수하고 80여개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2020년 지하수를 이용해 만든 저염분의 인공해수로 새우를 양식하는 기술을 개발해 바이오플락기술과 접목함으로써 내륙 어디에서나 사시사철 철없이 연중 새우양식이 가능하게 됐다. 비닐하우스 개발과 농업기술의 발달로 채소나 과일을 연중 생산,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새우도 계절에 관계없이 양식이 가능한 것이다.

 한편 지난 3월 18일 김제시의회는 본회의를 열어 새만금 지역에 수산 양식장을 확보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충남 이원면 등 9개 지구 889ha를 친환경수산단지로 지정해 2019년 8월 29일에 고시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규모이나 2년이 되어 가는 지금까지 수산단지로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이러한 간척지에 바이오플락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새우양식 단지를 조성해 새우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간척지는 본래 갯벌이었으며, 이중 수산단지로 지정된 곳들은 바다와 가장 가까운 제방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토양과 지하수 내 염분농도가 높아 농업용으로 이용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산단지를 이용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들이 있기 때문에 수산단지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법인들과의 이해관계 조정이나 제도적인 장벽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하지만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측면에서 수산단지에 적합한 경쟁력 있는 수산업을 적극 유치하여 수산물 수입대체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때이다.

 “시작이 반이다”라고 한다. 금번 간척지내 수산단지 활용을 위한 우리의 첫걸음이 향후 준공예정인 시화호, 화옹호, 새만금 지구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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