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前과장 3대1 경쟁률 뚫고 1일부터 종로구청 환경미화원 근무 시작
비정규직으로 정규 직원 활동 이후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주 5일 근무
2015년 퇴임 후 베트남서 KOICA 활동

장재동

前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운영지원과장

해양수산부 과장을 했던 사람이 종로구청 환경미화원으로 지난 1일부터 근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장재동(65) 前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운영지원과장.

 그는 두달 전 종로구청에서 모집한 환경미화원에 응모해 3:1의 경쟁력을 뚫고 합격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올 연말까지 환경미화원으로 자기가 맡은 담당구역과 공원, 거리 행사 후 버린 쓰레기 등을 치운다. 근무시간은 정규직 환경미화원이 퇴근한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월·화를 제외하고 일요일도 없이 주 5일 근무한다.
 장 과장은 “25명 모집에 79명이 응모했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20kg들이 쌀가마를 들고 뛰는 연습까지도 했다”고 했다. 한달 그가 받는 돈은 230여만원 정도. 그는 대학에 재학중인 막내 아들이 있어 공무원 연금만으론 생활하기가 버거웠다고 했다. 또 일을 통해 보람도 느꼈다고도 했다. 하지만 중앙부처에서 과장까지 했던 사람이 이 일을 하겠다고 결정하긴 쉽지 않았을 것.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는 1984년 수산청 때 7급 행정직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철도고등학교를 나와 잠시 철도청에서 철로 개설보수현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게 아니다 싶어 진로를 바꿨다. 수산청 때에는 공무원 장기해외훈련으로 93년부터 95년까지 미국 미조리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본부에서 사무관, 서기관을 거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운영지원과장을 했다. 퇴임 후에는 2년간 구룡포등대박물관장을 맡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일했다는 게 당시 동료들의 얘기다. 그와 함께 근무했던 전길권 前 해양수산부 서기관은 “그는 수산청 시절 영어를 잘해 국제협력 쪽에 일을 많이 한 기억이 난다”며 “해양수산부 때도 국제협력, 수산물 수출 쪽에 일을 많이 한 성실하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고 했다.

 그는 올해 이 일이 끝나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게 있어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 일을 할 거라고 했다. “막내아들이 대학을 마칠 때까지는 일을 더할 생각”이라며 “아직은 힘이 있다”고 했다.

 해양수산부 한 OB는 “해양수산부 퇴직자 중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또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을텐데 그런 유기적인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했다. 타부처에서 장관을 했던 한 인사는  “YB와 OB의 유대관계가 잘 안되는 데가 해양수산계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현재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태릉 육사 근처 예수사랑교회 장로로 봉직하고 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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