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근 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교수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많이 잡는다며 어민 탓
갈치·참조기·고등어 자원난 엉터리 분석
“연근해서 수산자원량 줄었다는 증거 없다”

정석근 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교수

 지난 50년 동안 어촌 모습은 별로 변한 게 없다. 농업을 보면 소 대신에 경운기가 밭을 갈고 추수도 기계가 하면서 일부는 기업화되어 가고 있지만, 어업은 여전히 하루 생계를 꾸려가는 영세어업에 머물고 있다. 달라진 것이라면 고기를 잡았던 어부들이 지금은 노인이 되어 아직도 고기를 잡고 있으나, 고깃배 수와 함께 어부 수도 줄었다고, 좀 큰 배들은 선원들이 외국인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가 생긴 지 25년이 지났지만, 어선 경영은 더 어려워지고 최근에는 연근해 어획고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톤 아래로 내려갔다고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길래 우리나라 수산업은 이렇게 꾸준히 줄어들기만 하고 있을까? 해양수산부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은데 뾰쪽한 답은 안 보이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지난 수산 정책에서 무엇이 문제였고 잘못되었는지 한번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들 수 있겠지만 나는 남획 남용을 그 첫 번째로 꼽고 싶다. 기후변화와 같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한 어종 어획고가 줄어들면 수산 관련 연구기관에서는 무슨 조사도 해보지 않고 무조건 고기를 많이 잡아서, 아니면 어린 고기를 마구 잡아서 그렇다면서 어민 탓으로 돌려왔다. 이게 잘못된 것이라는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수산 연구기관에서 남획을 해서, 어린 고기를 잡아서 씨가 마르고 있다는 갈치, 참조기, 고등어가 올해는 대풍이라는 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남획으로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자원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불확실한 어획노력량 자료를 가지고 통계분석을 엉터리로 한 결과이다. 해양생태계 수산자원량이라는 것은 태양빛과 이를 광합성으로 탄수화물로 저장하는 식물플랑크톤 생산량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지난 수십년 동안 태양빛이나 식물플랑크톤이 줄어들었다는 증거는 없다. 일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FAO나 Sea Around Us와 같은 연구기관에서 집계한 어획고 통계로도 뒷받침되는데,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가 포함된 북서태평양 FAO 61해구 연간 어획고가 2천만톤 수준에서 거의 일정했다. 우리나라 영해 안에서만 보더라도 한국과 중국 어선 어획고를 합치면 250만톤 수준에서 일정했다(그림). 따라서 불확실한 어획노력량 자료로 추산한 추정치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지난 40년 동안 수산자원량이 줄어들었다는 증거는 없다.

 이렇게 줄어들지도 않은 수산자원량을 애써 늘이겠다면서 매년 수천억원을 들여 인공어초와 같은 수산자원회복사업을 지난 40년 동안 해왔고, 감척사업과 총허용어획량제도(TAC)를 25년 동안 해왔지만 연근해 어획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 이 정도면 이런 사업들은 중단을 하거나 수정을 해야 할 텐데 해양수산부는 오히려 더 확대할 거라고 한다. 온갖 규제로 어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놓고 고기를 못잡게 방해하는 동안 우리 바다에서 중국 어선이 잡는 어획고(그림)는 점점 늘고 있다.

정석근 교수는…
서울대 해양학과를 나와 부산수산대 해양학과에서 석사를 마치고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이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메릴랜드주 체사피크생물연구소 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연구사를 지냈으며, 현재 국립제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추친해 온 자원관리, 감척사업, 금어기 지정, 어초 투하 등 정부의 수산정책을 날카롭게 지적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가 최근 언론에 발표한 ‘선진국 흉내내는 TAC’, ‘어민을 죄인으로 모는 남확 남용’, ‘해양수산부 대외비 감척사업’ 등은 SNS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연구실적으로 ‘생체량 크기 스펙트럼모델에 의한 수산자원량 추정 연구’, ‘해양먹이망 기반 해양생태계 변동 예측시스템 설계연구’ 등이 있다. 그는 여장(女裝)을 즐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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