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량 늘고 소비·수출 길 막혀
내년 어기 조업 차질 우려
업계, 정부 조기 수매 요청

코로나 때문에 오징어 소비가 안 돼 원양산 출어업계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양산 오징어업계가 코로나 때문에 2중, 3중고를 겪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원양산 오징어업계에 따르면 어획량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소비가 안 되고 수출기회마저 상실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원양산업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를 잡는 포클랜드 채낚기 어업과 남서대서양 트롤의 올 어기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 포클랜드 채낚기어업은 올 어기가 종료된 지난 6월 6일 현재 1만 5,546톤을 어획했다. 이는 전년 대비 64.7%가 늘어난 것이다. 남서대서양 트롤은 1만 8,328톤으로 전년 대비 무려 264%가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가 급감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에 따라 외식 활동이 줄고 학교 급식마저 끊긴 탓이다. 반면 오징어 재고량은 3만 5,520톤(5월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2%, 전월 대비 25.2%가 증가했다. 7월 들어 남서대서양 오징어가 본격적으로 반입되면서 재고량이 46.2%까지 상승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유럽시장이 침체하면서 이 물량이 또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 엎친데 덥친 격이다.

 이에 따라 원양산 오징어는 거의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한국원양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팬당(19.5~20.5kg)12만~13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는 거의 소비가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업계는 판로를 잃으면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소비가 침체하면서 현금유동성 마비와 경영 악화로 당장 내년 어기 조업 준비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며 “정부가 다른 해보다 빨리 최대한 많은 물량을 비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황준성 해양수산부 유통정책과장은 “조만간 비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물량이 국내에 많이 반입됐으면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 데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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