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신철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박신철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최근 일본과의 무역분쟁에 대해서, 세계적 정론지로 유명한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한일무역분쟁 원인 중의 하나가 일본의 식민지배와 그것의 청산이라고 밝혔다. 남의 나라 언론이지만 정말 통쾌하다.

 이 신문은 과거 독일과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서 똑같이 반인류적 범죄를 저질렀지만, 이후 대처방식은 독자들도 아는 것처럼 명백히 달랐다. 이런 차이를 보인 이유는 독일은 전쟁에 대한 책임으로 나라가 분단되면서 대가를 치르고, 제국주의 체제가 완전하게 붕괴되고 전혀 다른 독일이 들어섰다. 반면 일본은 전쟁 주체와 패전국임에도 제국주의 체제가 그대로 전후에도 유지되면서 현재까지 오고 있다는 것이고, 오늘날에도 전쟁의 책임 주체가 일본의 중심세력으로 남아있음으로써 동아시아 주변국에 여러 분쟁 소지를 야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존엄에 관한 문제인 전쟁위안부, 강제징용노동자 문제에서도 해결하려는 국가의 가치관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언론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언론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우리 수산분야에서 어업인구 10여만,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서 살아있는 언론의 기능에 다가서려는 수산신문의 미래를 언론의 주요 기능에 따라 논해 보고자 한다.

 첫째, 언론의 정보제공에 의한 여론형성기능이다. 수산분야는 특정한 전문분야이고 대개 제공되는 정보나 기사도 대동소이하다. 수산분야는 계절마다 그에 따른 이슈가 있고, 제공되는 정보도 어느 정도 제한적이다 보니 정보제공에서는 특이점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정부나 사회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기능이다. 그동안 필자가 보아온 우리 수산분야 전문지의 해양수산부 정책이나 기타 공공 기관 등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기능은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았던 것 같다. 건전한 비판이나 대안은 별로 없고 대개 대동소이한 정보나 사실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오지 않았나 싶다. 어쩌다 일부 신문이 올곧은 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수산분야 전반에 대해 어민이나 현장을 대변하는 칼 같은 시각으로 경종을 울리는 전문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셋째, 독립성과 공정성을 기본으로 한 감시와 견제기능이다. 언론의 이 기능은 우리 수산분야 전문지의 가장 약한 분야인 것 같다. 언론의 감시와 견제기능은 어민과 국민을 대신해 투명한 자율감시를 통해 정부나 유사기관들이 자율적 자기통제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언론윤리 차원에서 독립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제대로 작동된다.

 허나 순수한 독자들의 지원만으로 운영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어렵지만 유관기관으로부터 독립된 공정하고 건전한 감시와 견제가 이뤄져야 우리 언론은 물론 나아가 수산업 전반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은 물론 수산계의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프랑스의 르몽드지처럼 공정하고 건전한 비판이 있는 언론이 있어야 국가와 사회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산분야 언론도 그 분야에서만큼은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올 곧은 기사를 생산해 내기 바란다.

 수산신문 창간 17주년을 축하하며 수산신문이 사시로 내건 ‘힘 있는 신문, 부끄럽지 않은 신문’이 될 수 있도록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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