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일간의 남극 연구활동을 마치고 귀환

▲ 아라온호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소장 윤호일)는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182일간의 남극 연구활동을 마치고 오는 29일 광양항으로 돌아왔다.

  작년 10월말 인천을 출발한 아라온호는 남극 중앙해령과 아문젠해, 로스해 등 지구 한 바퀴 반에 해당하는 총 5만7,000km의 바다를 누볐다.

  이번 항해에서 아라온호는 남극해 연구, 장보고 과학기지 보급 등 계획된 임무뿐만 아니라, 조난어선 구조와 고립된 원양어선원의 입국 지원 등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비상임무 수행 등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남극에서 아라온호는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서남극 스웨이트 빙하에 접근해 관측망을 설치하고, 과거 빙하의 움직임 복원과 빙붕의 소멸 연구를 위한 퇴적물과 바닷물을 채집했다.

   또한, 앞선 탐사에서 새로운 맨틀을 발견하여 30년간 통용되던 기존 학설을 뒤집는 성과를 거뒀던 질란디아-남극 맨틀의 경계 확인을 위한 해저 시료를 채취하고,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의 크릴 분포와 이를 먹이로 하는 아델리펭귄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특히, 이번 항해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일부 연구자의 경우 감염 예방을 위해 교대 없이 최장 123일을 아라온호에서 연구를 수행했으며, 승선원과 기지 대원 간 접촉 없이 장보고 과학기지 보급을 진행하느라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지연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극복한 항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아라온호는 지난 1월에는 조타기 고장으로 유빙에 갇혀있던 우리 원양어선 707홍진호를 구조하였고, 남극 연구 항해를 마치고 귀항 중에는 선박 침몰로 파푸아뉴기니(이하 ‘PNG’)에 고립되어 있던 원양어선원 25명의 귀국을 지원했다.

  특히, PNG에 있던 선원들은 지난 3월 21일 선박 침몰 사고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PNG의 공항·항만폐쇄, 국경봉쇄 등으로 귀국이 언제 이루어질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침몰사고 어선원의 정신적․육체적 안정을 위해 이들을 긴급 귀국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 외교부와의 협조를 통해 PNG 정부와 긴급 협의했으며, 국내로 귀항중인 아라온호가 이들을 승선시켜 함께 귀국길에 오르도록 했다.

  극지 연구, 과학기지 보급 등 본연의 역할 외에도 어려움에 처한 선박 및 선원 구조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온 아라온호의 전 승선원을 격려하기 위해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은 26일 15시 50분에 아라온호 김광헌 선장과 유선 통화했다.

  이 통화에서 문 장관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외에서 고립된 원양어선원의 귀국을 지원하는 아라온호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례이다.”라며 “마지막까지 방역과 안전조치에 최선을 다해 승선자 모두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양항에 입항한 아라온호는 연중 연구활동 계획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선박수리와 운항점검 등을 서둘러 마치고 오는 7월 북극 항해를 위해 다시 출항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오운열 해양정책실장은 “이번 남극항해에서 아라온호는 건조 후 최장 기간인 60일을 무보급으로 항해하며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본연의 임무인 기지보급과 연구활동 외에 우리 어선 구조와 원양 어선원의 귀국 지원 등 역할까지 훌륭하게 완수했다”며, “아라온호 1척으로 남·북극 연구활동, 기지 보급, 긴급 구조까지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안전하고 우수한 성능을 가진 제2쇄빙연구선 추가 건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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