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주가 만난 사람/김영규 한국수산회장
수산계 여론 전달하는 가교역할 충실히 하겠다

한국수산회는 수산에 관한 문제와 제도연구, 국내·외 수산협력을 목적으로 1965년 6월 26일 설립 허가된 해양수산부 산하의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현재 수산단체 및 수산회사, 일선수협을 아우르는 수산단체의 연합체적 성격을 갖고 있어 한국수산회장이 수산단체장협의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주요업무로는 주변국과의 민간어업협력, 자율관리어업 및 수산물이력제 활성화, 수산물 소비촉진 및 수출지원, 수산업과 관련된 정책 및 제도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수산회 주요 사업이 설립 목적과 달리 가지수가 많고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어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건이다.

김영규 한국수산회장은 “올해 한국수산회는 수산계 여론을 수렴해 이를 정부에 전달하는 정부와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며 “우리 수산업의 푸른 미래를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수산회의 정체성 강화에 대해서는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발전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해 급격한 변화는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올해 한국수산회 역점사업은 뭔가.
“우리 회의 사업은 자체사업과 정부위탁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자체사업은 수산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산단체장협의회를 활성화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지난해는 신임 해양수산부장·차관과 농특위원장을 초청해 우리 수산업의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지원과 협조를 요청해 왔는데 올해는 활동을 좀 더 강화해 나가겠다. 또 매년 봄에 열리는 서울국제수산식품전시회가 명실상부한 수도권 최대의 수산전문 전시회로 도약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산회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수산시장 ’피쉬세일’을 통한 수산물 소비촉진 및 영세어가의 온라인 매출확대에도 주력하겠다. 수산현장 포럼 개최 등을 통해 지역의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해소방안을 마련하는데도 힘쓰겠다. 수산계의 1년간 자료를 집대성한 수산연감을 제작, 수산계에 보급하는 것도 의미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위탁사업도 많지 않은가.
“정부위탁사업으로서는 수년째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 정부간 어업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어업 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또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응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점차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수산물 수출지원사업 및 소비촉진사업, 자율관리어업 육성사업과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수산물이력제 의무화시범사업의 안정적인 정착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사업 가지 수가 너무 많지 않나?
“우리 회는 정부의 새로운 정책추진에 필요한 신규사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정부의 새로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에는 민간차원에서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마땅한 추진 단체가 없는 경우 다양한 사업수행 경험이 있는 우리회가 주로 그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해외수산협력센터 운영사업과 양식장 HACCP사업, 천일염이력제사업처럼 우리가 사업을 시작해 기초를 다진 후 타 단체로 이관된 사례도 있다. 이런 것들은 정부가 맡길 데가 마땅치 않아 우리에게 맡기는 경우다. 그런데 마치 우리가 그런 사업을 따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난감할 때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한·중·일 민간협력은 올해 어떻게 진행되나?
“우리회의 주력사업인 한·중·일 민간협력은 매년 한·일, 한·중 양국간 협상과 한·중·일 3국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특히 3국간 협의회는 매년 각 나라를 순회하며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중국, 내년에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일간 협상은 현재 정부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민간의 후속협상도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중간 협상은 무리 없이 잘 추진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의 어장환경개선사업(해양침적어구 수거)에 중국의 민간대표단이 참관해 좋은 반응을 얻은데 이어 올해는 중국정부 차원에서 참관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어장환경 개선을 통한 자원관리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당국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민간협력으로 풀 수 있는 가.
“그렇다. 일본과의 동해중간수역에 대한 어장교대 조업은 민간만이 할 수 있는 협력분야다. 업계 간 협상이 잘 안되고 있다는 빌미로 일본 측이 이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우리 측에서 적절히 대응해 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불법조업어선에 대한 담보금 처리업무와 한·일, 한·중간 해상사고 발생 시 배상 및 처리를 하는 것도 민간차원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앞으로 단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능을 정비할 생각은 없는 가.
“현재 수산단체를 비롯한 수산계가 전반적으로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여겨진다. 공단으로 전환하기도 하고, 기존 단체의 규모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차원의 사단법인 역할도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우리 회는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발전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갈 생각이다”

-다른 수산단체들과 서로 협력이나 협업은 잘 되고 있나?
“내가 수산회를 맡은 2016년부터 수산단체장협의회를 새로 운영하고 있는 데 협의회를 통해서 현재 단체간 협력 및 대화 분위기가 잘 조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협의회에서 각 단체의 주요 행사 일정이라든지, 애로사항 등을 공유하고 단체의 현안사항을 정책 건의하는 등 과거보다는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산단체장협의회장으로서 단체장협의회를 좀 더 활성화할 복안은 없는 가.
“수산단체장협의회는 2005년부터 시작해 잘 운영돼 오다가 2013년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가 발족하면서 한수총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한수총은 회원단체 수도 많고, 대학이나 노조 등 다양한 분야가 가입돼 있어 한자리에 모여 수산현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수산단체장들이 단체장협의회를 부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해 종전에 활동했던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활동을 재개하게 됐던 것이다. 순수한 수산단체들이 모인 만큼 현안들을 진지하게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되도록 의견을 모아 볼 생각이다”

그러면서 “현재 한수총과는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역할 분담을 얘기했다. 이를테면 한수총은 신년인사회와 수산인의 날 행사 등 대외행사 중심으로 수산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역할을 하고 있고 단체장협의회는 수산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인사를 초청해 수산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단체간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보완적 기능으로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한수총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수산인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도 수산회의 중요한 일인데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가.
“수산인들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는 수협과 같은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시다시피 우리 회는 아직 지부도 없고, 그만한 조직체계를 갖추지 못한 실정이어서 한수총과 더불어 활동을 하면서 우리회에서 하고 있는 사업과 연계해 기능적 측면에서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7만여 자율관리어업인 지원을 위한 컨설턴트 및 분쟁조정위원회 운영 등 사무국 역할을 한다든지 한·중·일 민간어업 회의를 통한 지역의 자생적 어업인단체를 지원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수산인을 위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수산회장으로서 수산인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들려달라.
“어업생산이 수산업의 기본인데도 자원이 회복되고 있지 않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자율관리어업 등을 통해 어업인들의 불법어업 근절 및 자원관리에 대한 의식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흡한 점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자원회복정책에 발맞춰 어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드린다”

그러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수산물 수출이 사상 최대치인 25억 달러를 달성한 것은 정부를 비롯한 수출업계, 유관단체 뿐 아니라 어업인들이 땀 흘린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수산식품이 지속적인 국제 경쟁력를 갖고, 수출이 계속 확대될 수 있도록 어업인들과 업계, 정부가 더욱 힘을 모아 나가자”고 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첨단 스마트 양식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힘을 모아 나가자”며 “인류역사와 함께 해 온 수산업은 영원히 지속될 생명산업이며, 발전 가능성이 큰 산업이기에 수산인 여러분들께서 큰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문영주>



김영규 회장은…

김영규(63) 한국수산회장은 부산수대를 졸업한 후 한번도 공적 영역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반듯한 사람’이다. ”

그는 학군단(ROTC)으로 졸업과 동시 해군장교로 임관했다.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인사 적체가 심했던 수산청에서 최연소 과장을 지냈다. 특히 국제협력과장 때는 각종 국제수산회의와 해외 협력을 위해 1년에 10만 마일 이상 해외를 다녀 오기도 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어업정책국장, 수산정책국장, 국립수산과학원장을 지냈으며 최연소 국장 및 1급 승진이란 기록을 갖고 있다. 이후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지냈으며 한때 공직 전공을 살려 해외정보원장을 맡기도 했다.

부드럽고 원만한 성격으로 자기 말을 하기보다 남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 한다.

2006년 취미로 시작한 서예와 문인화가 수준급으로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특별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입선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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