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시장 수산물 유통 혁신의 롤모델로 쇄신
“경제사업, 수익성과 효율성 담보되는 체질로 개선”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경제사업 쇄신에 나설 뜻을 밝혔다. 경제사업부문이 수협 핵심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동시에 어업인과 수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최근 노량진수산시장 경매 현장을 불시 방문해 강도 높은 쇄신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새해 주요 사업은 뭔가
“취임 당시 약속했던 경제사업 혁신을 본격화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수협의 근간은 어업인들이 생산에 전념하고 소득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기능에 있다. 그리고 그 역할을 경제사업이 수행하고 있다.
어업인이 잡아오면 그 이후는 걱정 없도록 하는 사업구조가 확립돼야 하나 여전히 수협의 경제사업은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다. 수협이 수행하고 있는 경제사업 전반을 모두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서 수협 경제사업이 어업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 나가겠다“

-경제사업을 어떻게 쇄신하겠다는 거냐.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특히 시장에서 기다려서 수산물 거래를 중개하는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또 수산물 가공과 수출 등을 중점 육성해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노량진수산시장을 중심으로 유통체계를 혁신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올해 수산식품연구 전담조직을 신설했지만 아직까지 자체적으로 수산물 가공상품 등을 개발하기에는 관련 전문 인력풀이 부족한 상태다. 여기에 대응해서 전문가를 영입해 상품개발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노량진수산시장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노량진수산시장이 수산물 유통 혁신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쇄신해 나갈 생각이다. 최근 노량진수산시장을 예고 없이 방문해본 결과 경매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운영 상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대로는 어업인을 위한 시장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점에서 우려를 갖고 있다. 경매라는 핵심 기능을 극대화해서 수집과 분산이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나가겠다. 또 경제사업 수행부서별로 세부 추진 전략을 마련해 차질 없이 수행해서 새해에는 수익성과 효율성이 담보되는 체질로 개선해 나갈 생각이다.”

-지난해는 취임 첫해였지만 성과도 있었던 것 아닌가.
“상호금융의 예금자보호기금 적립 방식이 목표기금제로 전환된 것은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호금융은 일선 조합에 있어서 핵심수익원으로 지도사업과 경제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예금자보호기금 적립으로 인해 상호금융 수익성이 저하되고 이것이 일선 조합에 있어서 경영상 큰 부담이 돼 왔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회장이 되면서 목표기금제 도입을 조합에 약속했었고, 수협구조개선법 개정을 통해 현실화시킴으로써 일선 수협 경영 안정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소득세법 개정도 성과 아닌가.
“대외적으로는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어로소득이 주소득으로 인정되고 세제혜택 범위가 기존 3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확대되는 성과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소득세법상 어로소득이 민박업과 음식점업 등 농어가 부업소득으로 함께 묶여 어업인들이 세제 혜택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돼 왔다. 농업 대비 불리한 세제 상 혜택들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으며, 지속적인 노력 끝에 어로소득이 부업이 아닌 주업소득으로 인정받으면서 5천만원의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게 된 것이다. 여전히 양식어업소득은 부업소득으로 묶여 있는 문제도 곧 해결 될 수 있도록 노력해서 비과세 혜택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조치해 나갈 생각이다”

-노량진구시장 잔존상인들에 대한 갈등도 가닥을 잡은 것 아닌가.
“3년을 끌어왔던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에 대한 명도집행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철거와 개발계획 수립에 나설 수 있게 된 것도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개발할 계획인가.
“2015년말 불거진 불법점유사태로 인해 미뤄졌던 현대화사업 후속 공사를 조속히 추진하면서 잔여부지에 대한 최적의 활용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구시장 철거 후 발생되는 유휴부지는 현대화노량진시장과 연계해서 수산물 판매를 더욱 활성화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어업인과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위상을 높여주는 수산업의 랜드마크로 개발해 나가고자 한다. 노량진은 서울역과 용산역 등 전국으로 통하는 철도교통망과 바로 직결돼 있고 한강변에 입지하는 등 지리적 장점이 있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에도 적합하다. 수협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서울시와 동작구 등 지자체와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어업인 권익 신장과 수산업발전은 물론 동작구 지역경제 활성화 및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산문화 체험 관광지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조화롭게 개발을 추진할 생각이다. 앞으로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빈틈 없이 계획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다”

-해외 진출에 의욕적인데 어떤 계획이 있는가.
“중국 등 거대 소비국에 대한 우리 수산물 수출 확대를 비롯해 해외 어장 개척, 양식업 투자협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 단일 시장만 두고 봐도 우리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수산물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략해야할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단순히 우리 것을 내다 팔 것이 아니라 선진 해외 양식장에 투자하고 협력하고 또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면서 신규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양식 관련 조합장들과 호주 태즈매니아를 시찰하고 중국 내 수협 무역사업소를 찾아 구체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구상해왔다.
위해법인의 자본을 확장해서 회원조합 상품을 비롯한 한국 수산식품이 활발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고 세계 각국에 구축한 무역사업 거점을 활성화해 나가겠다. 이와 함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뱀장어 양식사업을 추진하는 등 해외 수산물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노력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수산업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시급히 해소해야 할 현안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연근해 어업생산기반은 약화되고 수입 수산물 소비는 급증하는 등 수산업이 매우 좋지 않은 흐름에 올라타 있는 상태다. 바다모래 채취와 해상풍력 등 환경 문제와 낚시 인구 급증 등에 따른 어자원 고갈요인이 가중되면서 최근 연근해어업생산량은 100만톤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생산기반이 매우 취약해졌다. 이로 인해 한정된 자원을 두고 어업인들끼리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어자원 고갈이 앞당겨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수입 수산물로 인해 국산 수산물 가격 교란이 심각하고 비효율적인 유통구조까지 겹치면서 수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저하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망이 어둡고 현실이 척박하다보니 어촌에 사람이 없고 고령화와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생산에 참여할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머지않아 수산업이 멈춰서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기 전에 어업인들이 더 돈을 많이 벌고 안정적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수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인력 집약적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양식어업 육성을 위해 수협이 어떤 걸 지원할 생각인가.
“자원고갈과 어촌인구 감소 등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서 양식어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를 위해 중앙회에서 양식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추고자 하며 전담부서를 두고 본격적인 업무를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정부, 지자체 등과 적극 협력해서 양식보험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어가 경영의 안전장치로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양식어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사료가 우수한 품질과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될 수 있도록 수협사료의 역할과 점유율 확대도 적극 추진하겠다”

-어업인구 감소세가 심각하다.
“수산업 종사를 기피하는 이유는 수산업이 위험하고 돈벌이는 안 된다는 편견 때문이다. 고등어잡이를 주로 하는 대형선망어선의 경우 대기업과 같은 수준의 연봉이 보장되더라도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업종으로 낙인 찍혀 선원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노동집약적이고 자연재해에 노출되어 있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수산업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어촌에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진출할 것이고 이들이 미래 수산업 이끄는 핵심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것이 수협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수협은 안전한 조업 환경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아 인명피해 제로화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의 측면에서는 수입 수산물이 무차별적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 대응하면서 자원 회복을 통해 고품질 국산 수산물 수급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임기 중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과제는 뭔가.
“경제사업 혁신을 통해 어업인이 잡기만 하면 수협이 책임지고 제값 받아 팔아주는 유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도 힘을 쏟아서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을 지워내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어업소득이 매년 향상되는 등 객관적 지표상으로는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업인들은 기본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생산활동에 참여하기 때문에 항상 불안정한 여건에 놓일 수밖에 없다. 소득적인 측면에서 향상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산업이 중흥하기 위해서는 불의의 사고에 따른 신체와 생명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통해 안심하고 조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어업인 권익 신장과 생명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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