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발달 산업 변화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 첨단기술 적용된 무인점포 늘어나
무인점포 확산 수산물·수산식품 영향 미칠 듯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 속에 첨단기술은 전 산업에 걸쳐 스며들어있다.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가상현실(VR)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하는 것으로, 첨단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주변의 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로 키오스크(Kiosk)를 들 수 있다. 키오스크는 멀티미디어 PC 형태로 일반적으로 공공 장소, 식당, 버스터미널, 지하철, 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고 개방된 장소에 설치되어 운영되며 단순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구매·발권·등록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키오스크는 첨단기술 적용을 통해 무인·자동화를 실현하고 이를 사용자들이 쉽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과 점원이 서로 대면하지 않고도 거래가 가능한 ‘무인점포’가 전 세계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무인점포란 말 그대로 점원 없이 운영되는 점포를 말하는 것으로, 첨단기술 적용으로 셀프계산 또는 자동계산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무인점포는 2016년 12월 미국 시애틀에 문을 연 아마존 고(Amazon Go)가 있다. 아마존 고의 경우 인공지능, 모바일 지불 시스템, 위치 추적 시스템, 사물인터넷,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등의 첨단기술이 집약돼 있다. 아마존 고의 특이한 점으로는 일반 무인점포의 형태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무인점포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계산을 하는 단계인 셀프계산대가 존재하여 일일이 구매한 제품의 바코드를 찍고 이를 결제해야하는 단계가 있지만, 아마존 고에 적용된 기술의 모토는 ‘그냥 나가라(Just Walk Out)’로, 소비자가 고른 제품을 들고 매장 밖으로 나가면 알아서 자동으로 결제까지 이루어지는 기술이 구현되어 있다.
아마존 고 매장 입구에는 바코드 리더기가 설치되어 있어 무인점포 방문객이 스마트폰에서 아마존고 앱을 실행하고 본 계정의 QR코드를 리더기에 인식시키면 개찰구 문이 열리면서 입장을 할 수 있다. 그 후 자유롭게 구매할 제품을 살펴보면 되는데 매장 곳곳에 진열되어 있는 제품들 위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소비자가 제품을 집어 들면 카메라가 이를 인식하고 가상의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입력하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아마존 고 매장 내 비치된 카메라가 소비자의 행동을 인식하고, 소비자가 제품을 매장 밖으로 들고 나갔을 때에는 구매한 것으로 간주하고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을 구현하였다. 아마존은 이러한기술을 이용해 소비자들의 구매 빅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향후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신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유럽에서도 미국의 아마존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체인 프랑프리를 거느린 프랑스 유통업체 카지노그룹도 이에 질세라 지난해 10월 무인매장인 ‘르 카지노 4’를 선보였다. 이는 아마존이 2016년 선보인 무인점포 아마존 고를 2021년까지 3,0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샹젤리제 거리 인근에 위치한 ‘르 카지노 4’는 3개 층에 걸쳐 와인, 식료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들이 무인계산대에서 직접 결제를 하고 편의점 문화가 없는 프랑스에서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다.
프랑스 카지노그룹의 라이벌인 까르푸 역시 지난해 5월 중국의 텐센트와 협력하여 상하이에 무인점포를 여는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도 무인점포 시장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첨단기술의 발달과 인건비 절감 등의 이유로 무인점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그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정맥 결제부터 얼굴 인식에 이어 상품에 대한 별도의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한국형 아마존 고’ 형태의 무인점포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무인점포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수산물·수산식품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1인 가구 확대, 현대인들의 바쁜 생활 패턴 등으로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의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무인점포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소포장, 소용량, 장기보존이 가능한 제품들에 대한 유통은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싱가포르에 설치된 연어 ATM 기기를 들 수 있다. 연어 ATM은 영하 20도로 진공포장된 연어 제품을 냉동상태로 최대 2년까지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이러한 수산물 자동화기기는 대형유통마트나 슈퍼마켓에 가지 않아도 손쉽게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다양한 수산물, 수산식품 구색이 갖춰지지 않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유도할 만한 큰 장점이 없다는 점과 제품 신선도에 대한 정보 부재가 미흡한 점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무인점포의 증가 추세는 원물 내지 저차가공품 중심이던 수산물·수산식품이 고차 가공품 수요증가로 인해 변화하고 있다.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유통채널도 다양한 형태로 변화,증가한다는 맥락에서 앞으로도 더욱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을 수산물,수산식품도 비켜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에 있어서도 전 세계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품 개발과 고차가공품 개발,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진행되는 기술 발달 등에 대해 업계와 관계기관의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양이석 KMI수산정책사업본부 해외시장분석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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