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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주가 만난 사람 / 김성진 서산수협 조합장
면세유 일몰시한 연장 주역 최근엔 ‘의무상장제’ 꼬리표 달고 다녀
일선수협 최고령 조합장…조합원들에 소환(?)당해 다시 조합장 재선
“조합 상호금융 환경 갈수록 악화…앞으로 수도권에 점포 개설 검토&
2019년 10월 17일 (목) 14:51:11 문영주 ss2911@chol.com
   
김성진(78) 서산수협 조합장에게는 몇 가지 따라 다니는 게 있다. 우선 91명 수협조합장 중 최고령 조합장이다.

김 조합장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조합장을 한 뒤 다시 조합장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어려운 조합을 정상화시켰으니까 이제 젊은 조합원들에게 조합을 맡기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2012년 서산수협이 부실조합으로 지정됐다. 그러자 조합원들은 2015년 위기 극복을 위해 그를 다시 소환(?) 했다. 조합을 정상화 시켜 달라는 게 그 배경이다. 그리고 그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부응했다. 2018년 조합을 완전 정상화시킨 건 물론 조합원들에게 7년 만에 5% 출자 배당을 실시했다.
또 그의 이름 뒤에 따라 다니는 게 ‘의무 상장제’다. 의무상장제는 1997년 김영삼 정부 들어 정부가 수산 쪽에서 첫 번째 푼 규제 완화다. 일선 조합과 어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김영삼 정부는 생산자가 팔 곳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은 시장 경제에 어긋난다며 이를 풀었다. 그러니까 ‘의무상장제’ 주장은 어떤 면에선 철 지난 얘기다. 제도의 시계바늘을 다시 과거로 돌리자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조합장 생각은 달랐다. 제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바뀌었는데 한번 푼 것이라고 그대로 두겠다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2017년 해양수산부에 건의를 하는 한편 조합장들에게 서신을 보내고 독려했다. 다시 힘을 모아 보자고도 했다. 과거 조합장들과 힘을 합쳐 ‘면세유 일몰시한 연장’을 이뤄낸 그의 에너지가 다시 꿈틀거리는 모양이다.
그는 2004년 어업용 면세유가 일몰에 걸려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10만명 서명운동을 제창해 7만명 서명을 받아 일몰시한 연장을 성사시킨 전력이 있다. 지난 7일 조합장실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충청도 특유의 억양을 섞어가며 얘기를 풀어갔다.

-요즈음도 매일 출근하나.
“중앙회나 타지에 일이 없으면 매일 출근한다. 조합장이 조합에 나오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안흥항 근처 집에서 조합까지 20분 정도 걸리는 데 거른 적이 별로 없다”
-다시 조합장이 되고 나서 생각대로 조합이 운영되고 있는 가.
“100% 원하는 대로 된 건 아니다. 하지만 만년 적자조합을 벗어난 건 잘 됐다고 생각한다. 2012년 부실 우려조합에 지정되고 경영개선을 권고 받은 조합이 3년 연속 20억원 이상 흑자, 지난해 당기 순이익 20억 3천만원, 현재 연체율 0%, 그리고 7년 만에 5% 출자 배당 등을 시현했다. 조합원 출자를 독려하고 직원 개인별 출자금 목표를 설정하는 등 나름대로 자구노력을 많이 했다. 조합원과 직원들이 도와 줘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김성진 조합장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게 의무상장제다. 임의 상장제가 이제 정착 단계로 볼 수 있는데 왜 이제 와서 의무상장제를 주장하는 가.
“되지도 않을 일을 왜 하느냐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무상장제는 어업인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협의 가장 큰 책임과 의무는 어획물의 어가 유지다. 잡아온 고기를 제 값을 받도록 해주는 게 조합의 가장 큰 역할이다.
그러나 임의상장제의 정책 전환으로 객주가 되 살아 나고 있다.
어업인들은 영어자금을 비롯한 대출이 한도에 찼기 때문에 출어를 하기 위해 객주에게 전도금을 차용하고 어획된 어획물은 가격도 결정하지 않은 채 넘겨준다. 수협 위판장 수수료는 3~5%다. 하지만 객주는 적어도 20~30% 이익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도 임의상장제를 주장하지 못한다면 조합이 있을 필요가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없는 가.
“사매매는 유통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 정부 역시 어떤 고기를 어떻게 잡아서 파는 지도 잘 모르는데 어떤 근거로 정책을 만들 수 있겠는가. 수산통계도 못 내고 수산자원 조성을 위한 TAC(총허용어획량) 제도 시행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
“쉽게 바뀔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사안은 그 동안 수협중앙회에서 몇 번 거론돼 단골메뉴가 됐다. 하지만 전국 조합장들이 하나로 뭉쳐 단결된 모습으로 정부와 대화나 투쟁을 해보지 못했다. 어쨌든 이번을 계기로 중앙회와 일선 수협, 어업인들이 연계해 뭉친다면 결코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해양수산부나 규제 완화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를 설득하는 게 쉽겠는가.
“과거 규제 완화 차원에서 풀었던 것을 다시 규제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면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한번 풀었다고 다시 묶으면 안 된다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정부가 유연성을 가지고 전향적 검토를 해 주기 바란다”
-의무상장제가 실시되면 조합(서산수협)에서 어느 정도 위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
“지금 400~500억원 정도 위판 하는 데 의무상장제가 실시되면 1천억원 가량은 위판할 수 있다. 조합 경영도 도움이 되겠지만 어업인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훨씬 클 것이다”
-이달 말까지 전국수협 영업점과 사업장에서 ‘의무상장제 법 개정을 위한 전국 어업인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했는데 잘 되고 있는 가.
“지난 6월 전국 조합장들에게 서명 운동 전개 협조를 위한 공문을 발송하는 등 몇 번 서신을 보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에 서명이 적으면 그만 둘 생각이다. 난 제안자일 뿐 추진은 중앙회가 앞장 서 챙겨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정 안되면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겠다. 내가 2004년 어업용 면세유 일몰시한이 끝나는 것을 ‘10만 명 서명운동’을 제창해 시한을 연장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그 때처럼 힘이 모아지지 않는 것 같다”
-일몰 시한 연장 때 낚싯배 면세유 공급도 하자고 주장했는데 그게 요즘 논란이 되고 있지 않은 가.
“낚싯배에 면세유 공급을 해야 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역시 유효하다. 지금도 수협 일부에서도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면세유 주는 낚싯배는 전부 허가가 나 있다. 낚싯배 아니래도 면세유를 받을 수 있는 배다. 낚싯배가 지금은 대부분 대형화하고 기기도 현대화 돼 있다. 안전이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 면세유도 주고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도시의 돈이 어촌에 흘러 들어오는 것은 이것뿐이 없다. 낚싯배에 타는 사람 한사람이 8만원씩 내면 그 돈이 어업인 수입으로 된다. 어업인 소득에 적은 돈이 아니다. 지금 낚시 인구가 얼마인가. 지난해 낚싯배 출항 척수만 해도 55만여척이다. 엄청난 숫자다”
-수협중앙회에 대해 물어보겠다. 일선에서 보기엔 어떤가. 수협중앙회가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가.
“임준택 회장 취임 후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것 같다. 중앙회는 일선수협 대변을 잘 해야 한다. 해수부가 기침한다고 중앙회가 감기에 걸려선 안 된다. 일선수협을 대표하고 있는 만큼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중앙회와 일선수협과 긴밀한 유대가 필요하다”
-서산수협의 가장 큰 현안은 뭔가.
“상호금융 사업은 조합 근간이 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지금 경제가 침체되니까 연체가 돼 금융사업이 어렵다.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 생각인가.
“우리도 수도권에 상호금융점포를 내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진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경제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경영을 해 볼 생각이다. 가공사업을 못하고 있지만 이 분야도 사업을 추진해 볼 생각이다”
-조합장으로 바라고 있는 게 뭔가.
“먼저 우리 조합이 발전하기를 원한다. 또 연근해 수산업도 잘 되고….
먼저 연근해 수산자원은 자기 자산이라고 생각해 어업인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잘 지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 조합은 어한기에 어업인 교육을 많이 시키고 있다. 주인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깨끗하고 풍요로운 바다가 돼 어업인들의 얼굴에 항상 웃음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김 조합장은 1970년 대 수협조합원이 돼 50여년 간 수협조합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니까 수협 운동의 산증인이다. 또 한때 충남도의원으로, 또 전국 지방의회 농림수산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래서 인지 주위에선 그를 가리켜 “중앙회장 감이다, 시야가 넓은 조합장”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사람은 늙어 가는 게 아니라 익어 간다고 했다. 잘 익은 과일은 모양도 좋지만 향내도 좋다. 바닷가에서 태어나 70여년 간 해풍을 벗 삼아 살아온 그가 앞으로 수협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궁금하다.<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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