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 고갈하는데… 어획량 조사는 사각지대

수산자원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현행 TAC(총허용어획량, Total Allowable Catch)제도의 미비점이 지적됐다.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생산량 및 자원상태는 수산자원 고갈로 인해 계속해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연근해어업 어획량은 2016년 당시 44년 만에 100만 톤 선이 붕괴돼 91만 톤을 기록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101만 톤을 기록해 다소 회복하긴 했으나 최대로 많이 잡힌 1986년 어획량 173만 톤과 비교하면 여전히 58.4%에 불과하다.

정부는 강력한 수산자원회복정책의 일환으로서 1999년부터 어종별로 어획할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하는 TAC(총허용어획량, Total Allowable Catch) 제도를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고등어, 전갱이, 오징어, 꽃게 등 12개 어종의 어획량을 14개 업종에 적용하여 ‘자율참여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회복 효과를 보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다. TAC 제도가 시행된 지 약 20년이 지났지만 수산자원은 계속해서 씨가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TAC 관리 어종인 고등어의 경우 최다 어획연도인 1996년 41만 5,003톤과 비교해 2017년 어획량은 10만 3,870톤에 불과하고, 오징어나 갈치도 최고 많이 잡혔던 연도에 비해 각각 65.6%, 67.2%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박완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천안을)이 2019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TAC 설정량은 289,643톤인데 반해 어획량은 194,024톤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해외의 경우 높은 소진율을 달성하며 TAC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EU의 경우, 과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매년 회원국들에게 TAC와 쿼터를 할당하고 주요 어종에 있어서 평균 96%의 소진율을 달성하고 있다.

한편 박완주 의원이 한국수산자원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TAC 참여 어선들의 어획실적을 조사‧관리하는 수산자원조사원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해야할 위판장은 총 121개소이지만 조사원은 95명에 불과해 한 사람이 5곳의 위판장을 관리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력 부족뿐만 아니라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사람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조사원은 비지정 판매장소의 위판행위를 단속하거나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사각지대까지 총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완주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산자원조사원이 아닌 해경 또는 어업관리단이 적발한 TAC제도 관련 위법행위는 최근 3년간 총 3건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박완주 의원은 “TAC제도 내실화를 위해 해수부와 한국수산자원공단의 고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한 연구보고서에 실린 어업인 인터뷰에 따르면 ‘쿼터 넘어서 보고하면 우리만 범법자 되는데, 법을 지키면 범법자가 되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의원은 “효과적인 수산자원정책으로 수산업의 미래를 지켜야한다”며 “법을 지키는 사람이 범법자가 되지 않도록 TAC 제도 안착에 만전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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