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울도 포화상태 경쟁 갈수록 치열…“제살 깎아먹기 될 수도”
올 들어 이미 6개 점포 개점…강릉시수협 · 부안수협도 개점 준비

상호금융 점포의 수도권 진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8월말 현재 일선 수협의 수도권 개점은 6개소.
지난 4월 울산수협의 문정동 지점 개점을 시작으로 5월 보령수협(상계동 지점), 7월 여수수협(반포지점)에 이어 서귀포수협(개포동 지점) 이 서울에 점포를 개설했다. 또 8월에는 부안수협(연남동 지점), 성산포수협(약수역 지점)이 2개 점포를 열었으며 강릉시수협이 10~11월경 서울 강동구 상일동 역 근처에 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연남동 지점을 개설한 부안수협도 최근 숙대 입구에 점포를 개설키로 하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10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 만큼 지방에서 많이 온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지방에서 상호금융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탁금은 늘어나고 있으나 자금 운용이 어려워 조합 수익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수협중앙회가 지난 7월말 회원조합 상호금융 가결산을 분석한 결과 올해 예금은 1조8,461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대출은 예금 증가율의 약 50%인 9,857억원만 운용되고 있다. 경기 침체에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강화 등이 겹치면서 일선수협은 돈을 빌려줄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선수협이 ‘서울로, 서울로’ 대 이동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수도권에 점포를 마련한다 해도 갈수록 이익을 내기가 어렵다.
올 들어 수도권에 새로 문을 연 상호금융점포는 8월말 현재 6개소, 여기에 연내 추가로 2개 점포가 들어설 경우 지구별 수협의 상호금융 점포는 모두 36개(26개 수협)로 늘어난다. 여기에 대형기저 등 업종별 수협이 문을 열고 있는 점포가 6개소. 그러니까 수도권에만 42개 일선수협 점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서울이 근거지인 안강망, 통조림가공수협까지 포함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또 수협은행의 경우 서울에만 60개 점포가 있다. 여기에다 경기24개소, 인천 7개소 등 91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그러니까 수협이란 간판을 단 점포가 서울에만 100개 가량 되고 수도권까지 포함할 경우 130개가 넘는다. 현재 일선수협은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점포의 1.5km 이내에는 점포를 열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수협이 이 안에 없다고 해도 경쟁력에서 한발 앞선 시중은행이 버티고 있다. 1.5km가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한 일선 수협 관계자는 "지금 지방에서 상호금융을 한다는 것은 꿈 같은 얘기다"며“우리는 어려움을 겪더라도 서울로 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있는데 거기서 고사당하느니 죽더라도 서울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한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선 일선수협 점포의 수도권 진출을 지도하기가 쉽지 않다”며“그쪽에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오겠다고 하는 데 못 오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중앙회 지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상호금융 전문가는 “일선수협의 수도권 점포 개점 증가는 수협의 젓줄인 상호금융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며 “이 위험 시그널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과거와 같은 일선수협의 구조조정 얘기가 또 다시 거론돼선 안 된다”며 “정부와 수협중앙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도 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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