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신문 창간 16주년 기념 특별기고/정명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원장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바둑게임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과 커제를 차례로 격파하는 모습이 전세계에 생중계 된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진 않았다.

그 사이 이세돌과 격돌했던 알파고 리(Alphago-Lee) 알고리즘은 알파고 커제, 알파고 제로, 알파 제로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알파고 제로(Alphago Zero)가 인간이 사용한 기보를 활용하지 않고 알파고 커제를 이긴 이후, 알파 제로(Alpha Zero)는 기보 없이 수 시간 내에 스스로 수 백만번의 게임을 하고, 실수를 보완하여 빅데이터를 만들어 낸다.

이미 이세돌과 커제를 이겼던 알파고 제로를 앞섰고 바둑, 체스, 장기 챔피언들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딥러닝 기술로 무장한 알고리즘의 발전 속도를 인간이 예측하기 힘든 상황까지 왔다.
4차 산업 혁명기술의 핵심인 빅데이터 기반의 자기학습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4차 산업 혁명 기술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이 우리 사회에 퍼져 있다.  4차 산업 혁명 기술이 전망대로 미래 부의 창출방식과 기존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변화 시킨다면 대응 방법에 따라 막연한 희밍과 두려움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우리 사회는 카카오 카풀 등 새로운 사업 방식의 출현으로 일자리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기감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인간이 지금까지 해왔던 많은 일들이 편향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바둑게임 한 판으로 이러한 사실이 증명되었다. 문명이 만들어진 이후 인류가 지금까지 성취해온 솔루션들이 새로운 검증을 받아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도입은 정책적 측면에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정책의 편향성을 바로잡는 방향으로 사용되어 질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 기술에 숨어 있는 함의를 우리 수산업에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지금까지 우리 능력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수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데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환경적, 생태적, 경제적, 위생적 생산 등 다양한 목적의 경합성을 해결하면서 올바른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노력에 활용될 수 있다.

그 다음이 수산업의 기술적 동인을 파악하여 4차 산업 혁명기술을 접목하는 작업들이 뒤따라야 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해법들이 될 것이다.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수산자원의 보호와 어촌지역 유지를 통해 달성된다. 수산업의 기본은 자원관리에서 시작된다.

최근 국내 연근해어업 총요소생산성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생산량이 감소되면서 단위당 생산노력량이 과도하게 투자됨에도 생산성이 향상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수산자원 이용의 악순환을 선순환 구조로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의 자원 예측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생산요소의 저투입과 목표어종의 효율적 어업을 유도하여 자원관리형 어선어업으로 유도해 나가는데 4차 산업 혁명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수산업 종사자와 어촌사회의 고령화는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생산 공간의 특성이 열악하고, 강도 높은 노동이 필요해서 안전사고 발생율이 높아 젊은 인력 유입이 어렵다. 여기에 고령 노동력을 생산에 지속적으로 투입 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고령화는 수산업 지속성에 가장 큰 도전 요인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활용하여 노동보조를 위한 기계화, 자동화 기술을 보급하면, 고령 노동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노동 강도를 줄여 젊은 인력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양식업은 생물을 다루는 기술로 오랜 기간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 없이는 양식장 운영이 불가능하다. 양식업에 진출하고 쉽은 귀어 희망자가 있어도 현실에서는 힘들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양식장 구현을 위해 지능형 생산체계의 실현이 요구된다.

양식 생산자는 매뉴얼 숙지만으로도 양식장 운영이 가능하고, 유지보수 등 관리는 융합 기술인력이 포함된 전문기업이 수행하면 된다. 지능형 생산체계 실현을 위해서는 지능형 양식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석 기술을 확보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환경변수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전시스템 자동화 기술도 구현되어야 한다.  지능형 생산체계는 양식업 표준화에 따른 생산 리스크 감소로 이어져 외부자본의 투자가 촉진될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수산업의 유통가공 분야에도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의 접목이 가능하다. 안전한 수산물 생산, 영세 소규모 어업인과 유통가공업체의 부가가치 창출에 사용될 수 있다.
 

선상에서 사용 가능한 온라인 전자경매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로 어획물 유통단계를 축소 시킬 수도 있고, 수산식품의 선도관리, 추적 시스템 개발로 수산물 물류체계의 고도화 기반 구축에도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목표 시장에 맞는 마케팅 전략 수립에도 활용될 수 있다. 수산업은 어선어업 어가들의 소득향상과 자원보호의 문제, 양식 생산의 경제성 확보와 환경 보호의 문제, 기존 어가보호와 신규 인력 및 자본의 유입의 문제, 수산업의 다원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문제, 식품안전성 문제 등 다양한 요구사항들이 잘 조화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정책 마련의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4차 산업 혁명의 기술들이 잘 녹아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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