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기념행사서 협동정신 당부

 
 '동원참치'로 잘 알려진 동원그룹의 김재철(84)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16일 전격 발표했다.

동원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이천 연수원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저는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여러분의 활약상을 믿고 응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룹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랫동안 거취를 고민하다 퇴진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창업 세대로 소임을 다했고, 후배들이 일할 수 있도록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측근들 얘기다.

김 회장은 퇴임 후 그룹 경영과 관련해 필요한 때에만 경륜을 살려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원로로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방안도 고민 중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그간 하지 못한 일,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앞으로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동원은 1969년 4월 16일 서울 명동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3명과 원양어선 1척으로 출발했다. 동원산업은 이후 신규 어장 개척, 첨단 어법 도입, 오일쇼크 위기 극복 등을 거쳐 국내 최대 수산업체로 성장했다.

동원그룹은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에도 진출했고, 이후 그룹과 계열 분리돼 한국투자금융그룹이 됐다.
동원그룹은 수산·식품·포장·물류 4대 축을 바탕으로 지난해 7조2천억원의 연매출 연 매출을 기록했다.

이날 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김재철 회장은 "동원의 창업정신은 '성실한 기업 활동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이었고 비전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이 다짐을 잊지 말고 정도(正道)로 가는 것이 승자의 길이라는 것을 늘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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