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모래 채취 재개 반대…300여 명 통영서 궐기대회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것 아닙니까”
모래 채취해 단지 관리비 받으면 그만 입니까

 
“어업인들이 그렇게 반대해 온 바다모래 채취를 재개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최근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에게 바다모래 재개를 위한 공청회가 시작된 것 아니냐고 묻자 이렇게 반문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수협중앙회와 경남 거제, 통영, 남해 어민 등 300여 명은 10일 통영 평림항에서 어업인 궐기대회를 열고 바다모래 채취를 재개하려는 국토교통부를 강력 규탄했다. 국토부가 이날 경남 통영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남해 EEZ 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5차)’공청회를 여는 자리에서다.
이날 어업인들은 “지난해 초까지 남해EEZ에서 파헤친 모래는 서울 남산의 1.5배나 되는 엄청난 분량”이라며 “그동안 우리 어업인은 국가를 위한 사업이라 생각하고 참아왔는데 이번에 다시 2년 6개월이라는 기간연장을 통해 바다모래를 파헤치려고 하고 있다”고 국토교통부를 성토했다.
어업인들은 “국책용으로 공급하기 위해 4차에 걸친 기간연장을 하며 채취된 바다모래는 골재채취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상업용으로 변질됐으며, 장기간의 지속적인 모래채취로 인해 수산동식물의 산란장과 서식지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어업인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토교통부는 골재수급안정이라는 미명 하에 또 다시 바다모래를 파헤치려는데 골몰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남해EEZ 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훼손된 해저지형을 원상복구하라”고 촉구했다.해양환경공단에 대한  어업인들의 시선도 차가웠다.
어업인들은 “어업인들의 얘기는 듣지 않고 과거 10년간 골재채취업자들의 앵무새 노릇을 충실히 해온 용역업체가 만든 엉터리 해역이용평가서를 그대로 베껴서 제출했다”며 “해양환경공단은 엉터리 해역이용영향평가서를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어업인들은 해양환경공단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자기들이 노력해 얻어 낸 모래채취단지를 관리하면서 오히려 국토교통부 편을 들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게다가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이 토목직이기 때문에 바다모래 채취에 우호적인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양환경공단은 모래채취 방식을 환경 영향이 적은 ‘트레일러 공법’ 대신 웅덩이를 만드는, 비용이 저렴한 ‘앵커 공법’을 선정해 어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어업인들은 “골재채취를 관리하는 해양환경공단이 단지 관리비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며 “그들이 어느 편이냐”고 물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 아니냐”는 얘기에서부터 “모래 채취를 많이해 단지 관리비만 많이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2016년 10월 생존권사수 138만 수산산업인 총궐기대회를 시작했고 2017년에는 전국 항포구 해상시위 및 남해 골재채취단지 기간연장 규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바다모래채취의 문제점을 전국민에게 알려 얻은 결과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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