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측이 요구 수용할거란 기대감만으로 사업 추진해선 안 돼
수산업 경우 중국이라는 상대도 고민해야 풀 수 있는 숙제
북한의 양식업, 양성기술 및 기초과학 상대적으로 높아

 
북한 수역에서의 조업권 확보 및 불법어업 관리방안 마련 이외에도 양식산업분야 남북협력사업도 자주 거론된다. 양식사업은 대부분의 개도국에서 동물성 단백질 섭취 및 수출을 통한 외화확보를 위해 한국에 요구하는 대표적인 사업이기도 하다. 북한측도 양식분야 협력을 요구할 것은 당연해 보인다. 오랜기간 개도국과의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을 추진하면서 느낀 점은 양식분야 지원사업은 대상 국가의 양식기반 여건에 따라 지원사업이 상이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서부아프리카의 비슷한 지역에 위치한 국가들도 현장에 들어가면 대상국가의 양식산업 발전 단계, 인프라 여건, 기후조건 등에 따라서 지원방향이 전혀 달라진다. 다행히 여러 경로로 수집된 자료에 따르면 종자, 사료, 기자재 등의 물자는 부족하지만 중국의 영향으로 내수면 양식업의 양성기술 및 관련 기초과학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 내수면 양식산업이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없어 한국측의 기술우위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북한측 전문가와의 공동연구, 현장조사 등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측 양식산업 발전방향을 논의하기는 이른 측면이 있다. 최근 남북협력사업에서 빠르게 추진되는 산림사업의 경우에는 오랜 기간 국제기구 및 국제민간전문가포럼 등을 통해 북한 측 전문가와의 협의가 있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중심의 면밀한 조사와 북한측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사업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남북이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측 연구자 협의 및 공동연구가 선행될 때 가능해 보인다. 남북협력사업은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고, 수산업의 경우 중국이라는 상대도 고민해야만 풀 수 있는 숙제이다. 한국의 선진기술과 자본을 북한측이 요구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라는 본질을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협력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북한 측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미지의 국가임에 틀림없다.

북한 측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다양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가령 열정을 가진 고등교육을 받은 인적자본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충분히 많을 수 있다. 북한 측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장점들이 우리가 추진하려는 사업들과 잘 매칭된다면 한민족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서로가 윈윈하는 사업으로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창모 KMI 양식어촌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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